우리나라도 미국만큼 인터넷 도박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9월3~25일까지 128개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불법적으로 운영됐을 정도로 확산돼 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사이트가 생겼다가 사라진 셈이다.

이런 사이트에서 회전되는 판돈만도 연간 최저 2조원(국가정보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우리나라가 다른 점은 우리나라에선 인터넷 도박이 아예 금지돼 있다는 것이다.

새삼 금지할 필요는 없지만 단속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그만큼 인터넷 도박 사이트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선보인 인터넷 도박 사이트들은 오프라인 카지노를 온라인에 옮겨놓은 전형적인 도박하우스다.

신용카드로 결제하거나 거래 계좌로 돈을 보내면 도박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로는 바카라게임 골드포커777 세븐카지노 포커클럽777 에이스777 시월랜드 클럽포커24 포커7700 리얼게임오케이가 있다.

여기에선 바카라 블랙잭 슬롯머신 룰렛 등 다양한 카지노게임을 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폐쇄된 이들 사이트는 유저들의 환전내역과 잭팟 리스트를 시작페이지에 올려놓고 손님을 끌고 있다.

여성딜러의 모습을 웹캠(소형카메라)으로 전달해 실제 카지노장의 기분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이들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 본사와 서버를 두고 운영되고 있다.

사이트에는 회사 소개가 전혀 없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국내법을 적용할 수가 없다는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단속한 뒤 폐쇄해도 몇 시간 뒤면 다른 IP로 사이트가 개설되는 것도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터넷 도박금지법이 국내 도박 등 사행성게임 사이트를 단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박게임은 아니지만 도박 형태를 띤 보드게임과 릴게임이 그 대상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한게임과 피망 등 포털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하철이나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도박형 게임을 재점검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위정현 중앙대 상경대 교수는 "국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동일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이해성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