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는 적립식펀드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적립식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이 작년말부터 매월 두자리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지난 1.4분기말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석달 사이 1조원 이상 늘어났다. 또 동일한 펀드를 통해 최근 1년 동안의 적립식펀드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 투자'보다 2%포인트 이상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식펀드 석달 새 50% 급증 5일 한국펀드평가(www.kfr.co.kr)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적립식펀드의 수탁액은 2조9천6백19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조9천5백14억원보다 51.7%(1조1백5억원)나 급증한 것이다. 월별로는 1월 말 2조2천9백81억원,2월 말 2조6천64억원으로 수탁액이 전월 대비 두자릿수의 증가율로 늘어났다. 증권업계는 적립식펀드 계좌수가 1분기 중 1백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종전에는 펀드투자의 주된 고객층이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반 직장인과 가정주부 학생 등으로 간접투자의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그만큼 적립식펀드의 평균 납입금액은 낮아지는 대신 가입자는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처럼 적립식펀드가 인기를 끌면서 투신·자산운용사는 1분기에도 속속 적립식펀드 신상품을 내놓았다. KB자산운용이 'KB스타다가치성장주적립식주식1'을 내놓은 것을 비롯 1분기 들어 본격 영업에 나선 피델리티자산운용이 'FK-적립식코리아주식형'을 선보이는 등 모두 5개의 신규 적립식펀드가 나왔다. ○적립식이 목돈보다 수익률 높아 그렇다면 적립식펀드 투자자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이에 대한 답을 한마디로 일반화해 말하기는 어렵다. 언제,어느 회사의,어느 펀드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고객의 수익률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을 계산할 경우 적립식 투자가 목돈을 일시에 투자한 거치식 투자보다 수익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3년 이상의 장기수익률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디펜던스주식형1'의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 작년 3월 말부터 매월 말 1백만원씩을 이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 고객은 지난 3월 말까지 1년 사이 22.04%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3월 말 1천2백만원을 한꺼번에 넣었다고 가정했을 때의 19.30%보다 2.74%포인트 높은 수익률이다. 이는 작년 4월 말부터 7월까지 이른바 '차이나 쇼크'로 주가가 폭락한 뒤 8월 초부터 반등했던 종합주가지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다. 적립식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주가가 떨어지면 동일한 금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사게 돼 결과적으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게 되는 '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다. 작년에 주가가 하락 후 반등하는 과정에서 이 효과가 실제로 입증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적립식 투자의 실제 수익률은 증시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매월 같은 날,같은 금액을 내는 정액식 자동이체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투자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