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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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미국 민간 고용이 지난달 대비 17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예상치와 이전 수치를 모두 크게 밑돌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본격적으로 냉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인 ADP는 30일 “8월 비농업 부문 민간 고용 인원이 전월 대비 17만7000명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7월 민간 고용 인원이 32만4000명이나 늘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꺾인 것이다. 시장 예상치 19만5000명에도 못 미쳤다. 민간 고용은 6월 49만7000명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식는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정부의 공식 수치에서도 확인됐다. 전날 미국 노동부는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구인이 882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00만 건을 밑돌았다. 로이터 추정치(946만5000건)에도 크게 못 미쳤다. 구인 건수 감소세는 전달보다 19만8000건 줄어든 전문직 및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이 주도했다. 헬스케어와 사회지원 부문에서도 13만 건 감소했다.

월가에선 이 같은 구인 건수 감소로 임금 인상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이 임금 인플레이션인 만큼 구인 건수 감소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해고율 변동이 거의 없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ADP 보고서는 통상 노동부가 추후 발표하는 비농업 부문 고용 집계의 사전 지침 역할을 한다. 다음달 1일 발표되는 노동부의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건수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의 노동지표에서도 냉각 조짐이 보이면 9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6만5000명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7월(18만7000명 증가)보다는 둔화한 것이다. 8월 실업률 전망치는 3.5%다.

이날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2.1%(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속보치보다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구인 건수 감소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0.85% 오른 34,852.67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45% 뛴 4497.63으로, 나스닥지수는 1.74% 상승한 13,943.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테슬라였다. 미국 증권사 오펜하이머홀딩스가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가 3억달러짜리 슈퍼컴 플랫폼 계획을 시작했다고 밝힌 게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김리안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