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 쉽게 하려면…운용사 역량 집약된 TDF 어때요" [진영기의 찐터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류범준 KB자산운용 본부장 인터뷰
"10조 달하는 TDF, 연금 뿐만 아니라 투자로도 매력 있어"
"TDF 포트폴리오 주식과 채권 중심"
"연금은 장기수익률 목적…가상자산 편입은 어려울 듯"
"10조 달하는 TDF, 연금 뿐만 아니라 투자로도 매력 있어"
"TDF 포트폴리오 주식과 채권 중심"
"연금은 장기수익률 목적…가상자산 편입은 어려울 듯"
"시장이 출렁일 때, '몰빵'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게 됩니다. 자산배분펀드, 그중에서도 가장 핫한 타깃데이트펀드(TDF)에 주목해야 합니다."
류범준 KB자산운용 글로벌멀티에셋 본부장(사진)은 24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산배분형 펀드로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류 본부장이 TDF를 추천한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계좌를 굴리는 데 있어서 최적화된 펀드로 보기 때문이다.
류 본부장은 업계에서 자산 배분만큼에 있어서 베테랑으로 꼽힌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자산운용사에서 자산 배분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가 TDF를 추천하는 이유도 운용사의 역량이 총집약된 최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 설정액은 지난달 9조3998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12월 8조5746억원 보다 8000억원가량 불었다.
류 본부장은 TDF를 고를 때 은퇴 시점과 관계없이 투자성향에 따라 고르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주식 비중이 높은 걸 선호하는 투자자는 빈티지가 임박한 상품을 고르라는 것이다. 각자 투자성향에 맞춘 분산투자 상품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류 본부장은 "기관 투자자들은 자산을 배분해 시장에 위기가 오더라도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없지만, 개인은 스스로 배분하기 어렵다"며 "홍콩, 일본 등 해외에선 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투자금 절반가량을 자산배분펀드에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을 초과 이익을 얻기 위해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TDF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글라이드 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 곡선)다. 글라이드 패스는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를 말한다. 은퇴시점(TDF 만기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편입 비중이 낮아지는 모습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글라이드 패스는 TDF를 운용하는 회사마다 자체 모델을 갖고 있어 동일한 연령대라도 자산별 투자 비중이 조금씩 다르다.
KB자산운용의 글라이드 패스는 류 본부장과 안동현 서울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10년 치 이상의 인구 구성, 주가 데이터 등이 활용됐다. 자산 배분 관련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답게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것이다. 해외와 달리 한국 투자자들의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해 주식 비중을 높게 배정했다.
류 본부장은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이 낮아지는 큰 흐름은 다른 운용사 TDF와 비슷하다"면서도 "주식 비중을 최대한 높게 배정해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TDF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은 완만히 줄어들지만, KB운용은 은퇴 시점이 임박했을 때 채권 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류 본부장은 TDF의 취지에 맞게 장기적인 시선으로 수익률을 봐야한다고 짚었다. 그는 "당장 최근 1년을 보면 시장의 등락이 큰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 시계열로 보면 점차 우상향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며 "낙폭이 크면 글라이드 패스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자산 비중을 조절해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TDF의 기초자산은 주식과 채권이 대부분이다. 류 본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리츠(부동산투자회사)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상자산이 TDF에 편입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TDF는 장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단기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는 결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어떤 TDF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까. 류 본부장은 운용사의 규모를 먼저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30년 이상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운용사의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형 운용사의 경우 운용 시스템이 정착돼있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 기준 KB자산운용의 TDF 시장 점유율은 14%로 3위에 올라있다. KB자산운용은 'KB 온국민 TDF', 'KB 다이나믹 TDF' 등 TDF를 두 가지로 분류해 운용하고 있다. KB 온국민 TDF는 패시브형 펀드다. 변동성이 낮아 장기 투자 시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 다이나믹 TDF는 액티브형 펀드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을 통한 자금 유입이 늘면서 TDF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게 되면 상품 라인업도 확대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연금펀드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글=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류범준 KB자산운용 글로벌멀티에셋 본부장(사진)은 24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산배분형 펀드로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류 본부장이 TDF를 추천한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계좌를 굴리는 데 있어서 최적화된 펀드로 보기 때문이다.
류 본부장은 업계에서 자산 배분만큼에 있어서 베테랑으로 꼽힌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자산운용사에서 자산 배분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그가 TDF를 추천하는 이유도 운용사의 역량이 총집약된 최적의 상품이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 설정액은 지난달 9조3998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작년 12월 8조5746억원 보다 8000억원가량 불었다.
"TDF, 은퇴시기 아니더라도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도 방법"
TDF는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상품이다.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 비율은 낮추고 안전 자산 비율을 높여주는 식이다. TDF 펀드 이름에는 2030·2040 등 숫자가 붙어 있다. '빈티지'라고도 불리는 이 숫자는 예상 은퇴 시점을 의미한다. 가령 2040년에 은퇴할 예정이라면, TDF 상품명 뒤에 2040이 붙은 게 적합한 상품이다.류 본부장은 TDF를 고를 때 은퇴 시점과 관계없이 투자성향에 따라 고르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주식 비중이 높은 걸 선호하는 투자자는 빈티지가 임박한 상품을 고르라는 것이다. 각자 투자성향에 맞춘 분산투자 상품으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류 본부장은 "기관 투자자들은 자산을 배분해 시장에 위기가 오더라도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없지만, 개인은 스스로 배분하기 어렵다"며 "홍콩, 일본 등 해외에선 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투자금 절반가량을 자산배분펀드에 투입하고 나머지 자금을 초과 이익을 얻기 위해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TDF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글라이드 패스(생애주기 자산배분 곡선)다. 글라이드 패스는 비행기가 착륙할 때 그리는 경로를 말한다. 은퇴시점(TDF 만기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편입 비중이 낮아지는 모습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글라이드 패스는 TDF를 운용하는 회사마다 자체 모델을 갖고 있어 동일한 연령대라도 자산별 투자 비중이 조금씩 다르다.
KB자산운용의 글라이드 패스는 류 본부장과 안동현 서울대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10년 치 이상의 인구 구성, 주가 데이터 등이 활용됐다. 자산 배분 관련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답게 직접 개발에 참여한 것이다. 해외와 달리 한국 투자자들의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해 주식 비중을 높게 배정했다.
류 본부장은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주식 비중이 낮아지는 큰 흐름은 다른 운용사 TDF와 비슷하다"면서도 "주식 비중을 최대한 높게 배정해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TDF 포트폴리오 내 주식 비중은 완만히 줄어들지만, KB운용은 은퇴 시점이 임박했을 때 채권 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TDF 수익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TDF는 원리금보장형이 아니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TDF를 포함한 실적배당형 상품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13.27%로 원리금보장형(4.08%)에 비해 10%가량 높았다. 다만 2022년 증시가 부진할 때 실적배당형의 손실률은 16.92%에 달했다.류 본부장은 TDF의 취지에 맞게 장기적인 시선으로 수익률을 봐야한다고 짚었다. 그는 "당장 최근 1년을 보면 시장의 등락이 큰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장기 시계열로 보면 점차 우상향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며 "낙폭이 크면 글라이드 패스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자산 비중을 조절해 수익률을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TDF의 기초자산은 주식과 채권이 대부분이다. 류 본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리츠(부동산투자회사)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상자산이 TDF에 편입되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TDF는 장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만큼 단기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과는 결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어떤 TDF에 투자하는 게 유리할까. 류 본부장은 운용사의 규모를 먼저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30년 이상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운용사의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형 운용사의 경우 운용 시스템이 정착돼있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 기준 KB자산운용의 TDF 시장 점유율은 14%로 3위에 올라있다. KB자산운용은 'KB 온국민 TDF', 'KB 다이나믹 TDF' 등 TDF를 두 가지로 분류해 운용하고 있다. KB 온국민 TDF는 패시브형 펀드다. 변동성이 낮아 장기 투자 시 복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 다이나믹 TDF는 액티브형 펀드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한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디폴트옵션을 통한 자금 유입이 늘면서 TDF 시장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게 되면 상품 라인업도 확대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연금펀드를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합니다. 돈을 벌려면 돈이 많이 모인 곳에 가는 게 유리합니다. '진영기의 찐터뷰'는 자본시장 한복판에서 돈을 쫓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알차고 유익한 '진짜' 정보를 '진솔하게'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글=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