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그동안 쌓아뒀던 1조위안 이상의 이익금을 지난해 국고로 이전했다.

26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다르면 인민은행은 지난해 총 1조1300억위안(약 213조원)의 이익금을 정부 재정에 상납했다고 전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같은 규모의 현금 이전으로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는 것과 비슷한 장기 유동성 공급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익금은 인민은행이 최근 수년 동안 외화보유액을 운용해 벌어들인 수익이다. 인민은행은 3조달러(약 약 3954조원)에 달하는 외화보유액을 굴려 연간 3000억위안 이상의 이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은 이번에 이전하는 자금이 감세와 지방정부 재정 지원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3년 동안 이어진 '제로 코로나' 방역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깊어지자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4조2000억위안 규모의 감세를 실시했다.

인민은행은 이런 자금 이전은 미국이나 영국 등의 중앙은행도 일정한 주기로 실시하며, 인민은행 대차대조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 재정 적자 증가와도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토지사용권 매각 수입 감소, 감세 등에 따라 역대 최대인 8조9600억위안(약 1632조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4일 내수 확대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자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반등할 것이며, 이에 인플레이션 추세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부 환경이 여전히 어둡고 복잡하며, 국내 경제 회복을 위한 기반이 아직 굳건하지 않다면서 경제 성장 잠재력을 진작시키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수만관(농경지에 물을 가득 대는 관개법)' 식의 부양책은 지양한다는 방침도 유지했다. 대수만관은 '양적 완화'의 중국식 표현이다.

인민은행은 부동산 산업의 합리적인 자금 필요에 부응하고 구조조정과 합병을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동산을 경제 부양을 위한 단기적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보장하겠다고 제시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