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마이크로소프트
'공매도 투자의 대가' 짐 차노스 키니코스캐피털 창업자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을 다음 공매도 투자 대상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데이터센터들의 수익성이 급감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차노스는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데이터센터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 상장 부동산투자신탁회사들을 공매도하기 위해 수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빅쇼트(대규모 공매도)에 나설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업체를 지목한 것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등의 클라우드 사업은 현재까지는 데이터센터들의 최대 임차인이자 우수 고객"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들이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을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의 최대 고객이 이제는 가장 큰 경쟁자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클라우드 산업은 계속 성장하겠지만, 오프라인에서 운영되는 물리적 형태의 데이터센터 기업은 가치가 없다"며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클라우드 기업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최근 흐름과는 정반대 발언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은 지난해 데이터센터 운영사 QTS 리얼티 트러스트를 100억달러를 들여 인수했다. FT는 "데이터센터를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리얼티 트러스트, 에퀴닉스 등이 차노스의 공매도 대상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차노스는 2001년 미국 에너지 공룡기업 엔론이 회계부정으로 파산하기 직전 공매도해 5억달러(약 65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일약 유명세를 얻었다. 올해 들어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 대한 공매도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펀드를 통해 현재까지 30%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그의 투자기법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는 테슬라 주식을 대규모로 공매도했다가 2020년 엄청난 손실을 입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