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에 '웃었다'…한 달 간 12% 오른 투자처
미·중 간 무역 분쟁이 알루미늄 관세 전쟁으로 번지면서 알루미늄 상장지수펀드(ETF)가 급등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알루미늄 관세를 3배 인상하기로 하자 중국은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금속선물(H)'은 최근 한 달 동안 12.83% 상승했다. 알루미늄·구리·니켈 등 비철금속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알루미늄 비중이 40%에 달한다. 미국 증시 상장된 알루미늄 ETF인 'USCF 알루미늄 스트레티지'(ALUM)도 같은 기간 11.14% 올랐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선물이 연초 대비 11% 상승하며 고공행진한 영향이다.

발 빠른 중학개미들은 중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중국알루미늄’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중국알루미늄은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액은 66만6272달러(약 9억2000만원)다. 이 종목의 수익률은 올 들어 31%에 이른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알루미늄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치를 검토하면서 최근 알루미늄 가격이 상승세를 탄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중국 정부가 해외 국가의 고율 관세에 동등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새 관세법을 마련하면서 관세 전쟁에 불이 붙는 모습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이 지난 12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런던금속거래소(LME)가 러시아산 알루미늄, 구리, 니켈 신규 생산 물량을 취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하면서 알루미늄값이 상승했는데 여기에 더해 미·중 갈등도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세계 최대 알루미늄 소비국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경기가 회복돼야 알루미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동향 지표인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2개월 연속 기준치(50)를 넘었지만 상승폭은 줄어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