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지난 3일 발생한 강진 여파로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올해 2분기 D램 공급량이 4~6%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11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비정기 보고서(8-K)에 이같이 명시했다. 마이크론은 “지진 발생 이후 D램 생산량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면서도 “대응팀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설비 복구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D램 생산 관련) 시설과 인프라, 장비 등에 영구적인 피해는 없다”며 “장기적 공급 능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D램은 데이터센터와 PC, 노트북, 스마트폰 등 여러 전자 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마이크론이 제조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약 60%가 대만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차질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월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H200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5세대 HBM인 HBM3E의 양산에 들어갔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올해 HBM3E 공급 물량은 완판됐으며, 내년 공급 예정 물량도 대부분 주문이 완료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선 대만 지진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마이크론이 반도체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4.35%(5.31달러) 오른 127.51달러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HBM3E 수요 증가 기대에 올해 들어서만 55%가량 뛰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