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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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이 나스닥에 입성한지 2주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분가치도 4조원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DJT)은 미국 나스닥에서 전장 대비 8.57% 내린 34.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연일 하락해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지난달 26일 시초가(70.9달러) 대비 51.7%가량 빠진 상태다. 장중 한때 100억달러를 웃돌던 시가총액은 5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DJ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니셜을 딴 티커(종목명)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디지털월드에퀴지션코프(DWAC)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상장하면서 당초 TMTG였던 종목 이름이 DJT로 바뀌었다.

DJT 주가 하락의 트리거가 된 건 실적이다. 최근 회사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5800만달러(약 79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410만달러(약 56억원)에 그쳤다. 그간 주가가 기업가치와는 무관하게 트럼프 지지자들의 강한 매수에 의해 급등했단 평가가 나왔던 만큼 공매도 세력의 표적도 됐다.

금융데이터분석업체 S3 파트너스의 이호르 두사니우스키 예측분석팀장은 "투자자들이 과매수 상태라고 생각해 공매도에 참여하고 있다"며 "극적인 주가 하락으로 2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DJT는 공매도 주식 수가 적지만, 수요는 많아 공매도하기 가장 비싼 주식이 됐다"며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기대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공매도 주식을 살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간 주가가 하락한 탓에 최대주주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분가치도 크게 줄었다. 상장 이후 2주 만에 주식평가액이 56억달러(시초가 기준 평가액·7조6000억원)에서 27억달러(3조7000억원)로 29억달러(약 4조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DJT 보유주식수는 7875만주로 지분율은 58%다. 다만 의무 보유 확약 기간이 있어 6개월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당장 현금화는 불가능하단 얘기다.

실적과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회사 측은 공시에서 "가까운 시일 내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회사에 개입할 경우 리스크가 있다"고 주주들에게 경고했다. 회계법인 BF보거스는 "DJT의 영업손실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상당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고 평가했다.

신현아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