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단체 LNG터미널 반대에도 가스 수출 급증[원자재 포커스]
미국 환경단체 반발로 일부 LNG 시설 차질 불구하고
건설 진행 중인 시설 많아 수출 더 늘어날 듯
올들어 천연가스 가격 34% 급락


미국에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에 대한 환경단체 등의 반대가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승인된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 시설이 많아 미국의 LNG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6일 미국 환경단체와 과학자 등이 천연가스 기업 벤처글로벌LNG가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추진 중인 '캘커시우패스2'(CP2) 프로젝트 인허가를 저지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벤처글로벌LNG는 멕시코만과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를 연결하는 물길 주변에 대규모 천연가스 액화시설과 수출항 등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환경단체 등은 이 시설이 온실가스 배출을 수십 년 동안 증가시키고,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멕시코만의 수생 생물 생태계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행정부에 청원서를 전달하고, 백악관 고위 기후 관리들과 직접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CP2 프로젝트 저지에 나섰다.
Sea transportation of Liquefied Petroleum Gas. LPG tanker is heading to LPG terminal for gas loading. international order concept. / 사진=게티이미지
Sea transportation of Liquefied Petroleum Gas. LPG tanker is heading to LPG terminal for gas loading. international order concept. / 사진=게티이미지
다만 NYT는 이번 프로젝트가 무산되더라도 이미 진행중인 LNG인프라가 속속 완공되면서 미국의 LNG수출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2016년부터 LNG 수출을 시작했고, 올해는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됐다. 해안 곳곳에 새로운 터미널이 건설되고 있어 CP2가 없더라도 미국의 LNG수출은 앞으로 수년 간에 걸쳐 지금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유럽 천연가스 값(런던 ICE거래소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값이 전년 가격에 20배가 넘는 MWh당 339.2유로까지 치솟는 등 가스 대란이 벌어졌다.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수출 제재와 함께 독일의 노드스트림 파이프라인이 파괴되는 등 공급망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를 기회로 LNG 수출을 급격하게 늘려 시장을 장악했고 가스 가격은 현재 MWh당 33.275유로까지 떨어졌다. 한국과 일본 시장의 LNG 가격도 지난해 100만BTU(열량단위)당 최고 68달러대에서 현재 11달러대로 안정됐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