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AP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AP
'중동의 화약고'라 불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대 안식일을 노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으로 양측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선제공격을 가한 건 하마스다. 하마스는 전날 유대 명절 초막절이 끝난 뒤 유대 안식일을 틈타 이날 새벽 6시30분쯤 대공세를 가했다.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최소 2500발 이상의 로켓포를 쏘고, 지상에서는 대원들을 침투시켰다. 하마스는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와 함께 분리장벽 철조망을 뚫거나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이스라엘에 진입했다.

이들 무장대원들은 이스라엘의 경찰서 등 관공서뿐만 아니라 주택, 키부츠(집단농장) 등 민간구역까지 습격했다. 이들은 네티보트, 오파킴 마을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이스라엘 주민 등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 군인과 대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경찰은 자국에 침투한 대원 규모를 200∼3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보건부를 인용해 이스라엘에서 3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고 최소 150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자국 민간인들을 겨냥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한 하마스에 대해 이스라엘 정부는 전면 대응을 선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치명적 공격 때문에 우리는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무장단체들의 군사·통치 역량을 파괴하기 위한 일련의 작전상 결정도 내렸다"면서 "여기에는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 중단과 외부로부터의 연료 및 물품 전달 차단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가자지구 내에 군사제한구역을 설치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통상 입수 정보를 토대로 하마스 시설만 정밀 타격하고 공습 직전에는 민간인 대피 경고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병원 등 민간 시설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232명이 죽고 1700명 가까운 주민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