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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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증시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시장이 과열된 상태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올해 하반기에 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지면 주식 시장의 거품이 급격히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S&P500 지수는 지난달 1.5%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 지수가 하락한 건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18% 상승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가팔랐다.

시장에선 증시가 과대 평가됐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9배로 집계됐다. 지난 10년 평균값인 17.7배를 웃돈다.

시장의 불안심리를 나타내는 미국 시카고 옵션 거래소의 변동성 지수(VIX)는 지난 4일 13.82포인트를 기록했다. 작년 말 대비 39.6% 떨어졌다. VIX는 S&P500 선물의 움직임을 통해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전망치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과 역방향으로 움직인다.

자산운용사 반리온 캐피털의 사나 시셀 최고경영자(CEO)는 "주식 시장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며 "올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10% 내려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증시 역풍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난주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4.5%가 향후 6개월간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1주 평균값인 31%보다 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JP모간체이스도 이날 투자자 서한을 통해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매수 포지션이 급격히 불어난 탓에 시장의 안전망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통화 긴축을 중단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물가 상승의 주범인 임금 상승세가 한풀 꺾여서다. 지난 1일 미 노동부는 8월 시간당 임금이 전달 대비 0.24%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