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현재 상태대로 인수하면 중국에선 법 위반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제매체 차이신이 19일 보도했다. 동일인이 금융회사를 여러 개 보유할 수 없도록 한 중국 법령 때문이다.

CS는 중국 팡쩡증권과 합자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차이나를 운영하고 있다. 합자사는 2008년 CS의 지분율 33.3%로 시작했으며, 2021년 6월 CS가 파트너의 지분을 일부 인수해 지분율을 51%로 끌어올렸다.

중국 금융당국이 2018년 자국 금융회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 제한을 49%에서 51%로 늘리고, 2020년에는 100%까지 허용하면서 CS 등 다수 글로벌 금융사들이 중국 법인의 지분율을 잇달아 확대했다. 다만 현재도 외국 금융사가 중국 법인의 지분을 늘리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CS도 지분율을 100%로 높이는 신청을 한 상태다.

UBS도 2007년 중국 국무원 산하 지안인투자, 베이징시 국유기업인 궈샹자산운용 등과 함께 UBS차이나를 설립했다. 당시 지분율은 24.9%였다. 2018년 지분율을 51%로, 지난해에는 다시 67%로 끌어올렸다.

CS와 UBS가 합병하면 이는 중국 증권법의 한 회사가 두 개 이상 증권사의 지배주주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하게 된다.

두 회사의 중국 내 자산운용사도 향후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CS는 현재 공상은행 등과 함께 설립한 ICBC크레디트자산운용의 지분 20%를 갖고 있다. 또 UBS는 UBS-SDIC자산운용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중국 자산운용사의 지배주주는 아니어서 합병해도 당장은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UBS는 현재 100% 자회사인 자산운용사 설립을 신청한 상태다. 이 신청이 승인되고, 합병까지 진행하면 UBS는 총 3개 자산운용사의 지분을 갖게 된다. 이는 한 기업이 3개 이상 자산운용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위반한다.

UBS는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먼저 신규 자산운용사 설립을 포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증권사의 경우 CS가 먼저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증권사 면허를 넘기는 것이어서 씨티그룹 등 일부 글로벌 금융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UBS는 지난 3월19일 CS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올해 말까지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