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inancial Times]
최근 한 달 여 동안 보이콧 등의 반발로 맥주 제품 버드 라이트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제조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 ABI)의 대처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HSBC가 투자의견을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 칼로스 라보이 분석가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의 영상물로 버드라이트 맥주는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문제는 상황이 악화되는 지금까지 AB인베브 경영진이 대처한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라보이는 "이런 문제에도 AB인베이는 1분기 매출이 급증했다고 보고했지만, 비어마켓터스인사이트(Beer Marketer's Insights) 자료에는 4월 판매량이 4분의 1토막(25%)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AB인베이 측은 해당 영상을 기획한 담당한 마케팅 담당 임원 2명을 휴직 조치했다고 했지만 이건 AB인베이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버드와이저와 버드라이트는 오랫동안 소비자들을 하나로 모은 미국의 상징적 아이콘인데 이들의 오랜 감성에 맞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라보이 분석가는 "이 문제는 향후 코로나와 스텔라아르투아 맥주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해외 판매 강세가 현재의 AB인베이를 받치고 있지만 향후 어떤 방향으로 상황이 변할지 여부 역시 결국 회사 경영진의 대응 방식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틀 전 미셸 더커리스 AB인베이의 최고경영자는 "온라인에 떠도는 잘못되고 혼란스러운 정보는 멀베이니가 등장한 맥주캔이 현재 양산되는 제품이며 모든 버드라이트 제품들이 그런 것처럼 오해를 준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어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버드라이트의 홍보성 캠페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저 하나의 게시물일뿐 광고 목적은 아니었다. 일반 판매용 제품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대니얼 오기자 danieloh@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