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항구로 미국 LNG 수송선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란드 항구로 미국 LNG 수송선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미국이 올 상반기 LNG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셰니어 에너지와 EQT코퍼레이션 등을 꼽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셰니어 에너지의 주가는 올해 들어 44.1% 올랐다. 셰니어 에너지는 미국에서 LNG 수출 터미널을 운영하는 회사다. 사빈패스 LNG 터미널에서 연간 3000만톤을, 코퍼스 크리스티 LNG 터미널에서 1500만톤의 LNG를 처리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LNG 수출의 절반 정도를 처리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직접 천연가스를 구매 후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천연가스 최대 수출국으로 등극한 것이 주가가 급등한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 상반기 LNG 수출량은 하루 평균 112억 입방피트(3억1700만㎥)로, 작년 하반기 대비 12%가량 늘었다. 러시아가 파이프를 통해 유럽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를 급격히 줄이자, 유럽국가들이 미국산이나 중동산 LNG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실제로 지난 1∼5월 미국 LNG 수출량의 약 71%가 유럽으로 향했으며, 유럽 국가들의 LNG 수입량 중 47% 가량을 미국이 차지했다.

이에 셰니어 에너지도 호실적을 누렸다. 전년 상반기 40%정도였던 유럽 수출 비중이 올 상반기엔 70%를 넘었으며, 2분기 잠정 매출액도 80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25%가량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14억7700만달러를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밖의 다른 미국 천연가스 관련주도 글로벌 공급망 변화를 고려할 때 투자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EQT코퍼레이션은 연초 21.82달러(약 2만8476원)였던 주가가 이날 41.34달러(5만3950원)로 두 배 가량 뛰었다. LNG 수출 터미널 등 천연가스 인프라를 운영하는 텔루리안은 연초 대비 1.5%, 최근 한달 간 14% 올랐다.

증권가에선 겨울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서 난방용 LNG 수요가 늘어나고, 수급난이 지속될 경우 이들 기업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호주가 LNG 수출 축소를 검토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양호한 마진 환경과 글로벌 LNG 수요 성장세를 고려해 셰니어 에너지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 시각을 유지한다”며 “유럽의 탈러시아 에너지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실적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