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실적이 크게 둔화했거나 가이던스가 나빠질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는데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주가가 떨어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날 주가가 급락한 대표적인 기업이 의류업체인 언더아머다.

이 회사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주당순이익(EPS)은 1센트 적자로 기록됐다. 시장 예상치(6센트 흑자)와 정반대 결과다. 매출은 13억달러로, 예상치(13억2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언더아머는 “고비용와 함께 공급난 충격이 컸다”며 “특히 해상 운송비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상품 제조 비중이 67%인데, 이 지역의 매출이 1년 전보다 14% 급감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EPS 예상치는 63~68센트로, 시장 예상치(86센트)를 크게 하회했다. 이 회사 주가는 하룻동안 23.79% 빠진 주당 10.89달러를 기록했다.
6일(현지시간) 24%가량 급락한 언더아머 주가.
6일(현지시간) 24%가량 급락한 언더아머 주가.
온라인 도박업체인 드래프트킹스는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내놨으나 주가가 급락한 케이스다.

1분기 EPS는 -74센트로 예상치(-1.09달러)보다 좋았고, 매출은 4억1700만달러로 역시 예상치(4억1200만달러)를 웃돌았다.

또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19억3000만~20억3000만달러로 내놨다. 종전 가이던스는 18억5000만~20억달러였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8.93% 밀렸다.

굿이어타이어의 1분기 EPS는 0.37달러(예상 0.23달러), 매출은 49억1000만달러(예상 47억3000만달러)였다. 타이어당 매출이 17%나 급증했다.

하지만 상품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4.7% 급증한 게 발목을 잡았다. 총마진이 21.6%에서 19.2%로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 주가는 9.49% 떨어졌다.
6일(현지시간) 9.5% 밀린 굿이어타이어 주가.
6일(현지시간) 9.5% 밀린 굿이어타이어 주가.
온라인 주택정보 업체인 질로우의 1분기 EPS와 매출도 기대 이상이었다.

EPS는 0.49달러(예상 0.26달러), 매출은 42억6000만달러(예상 33억9000만달러)였다. 다만 모기지 금리가 뛰고 있고 주택 재고가 감소하면서 향후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시장 평가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리치 바튼 최고경영자(CEO)는 “주택 재고가 급감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올해 실적이 작년만 해도 훌륭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질로우 주가는 4.3% 밀렸다.

햄버거 체인인 쉐이크쉑의 1분기 EPS는 -19센트였다. 시장 예상치(-22센트)보다 괜찮은 성적표였다. 매출은 2억300만달러로, 시장 예상(2억100만달러)을 소폭 웃돌았다.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31% 급증했다.

다만 실적 가이던스가 문제였다. 2분기 매출이 2억3380만~2억395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봤다. 시장에선 2분기에 2억4290만달러의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왔다.

쉐이크쉑 주가는 이날 2.44% 떨어져 주당 54.7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