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9일까지 이틀 연속 반등했지만 그 이후로는 다시 맥을 못 추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긴축 강화 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등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 톱 애널리스트들은 이 같은 ‘혼돈의 시기’에 장기 투자할 만한 종목 다섯 개를 선정했다.
월가 톱 애널 "혼돈의 시기, 5종목에 장투하라"

○오래 투자하면 수익 난다

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온세미컨덕터, 라이엇블록체인, 스냅, 스포티파이, 리프트가 월스트리트 톱 애널리스트들의 장기 투자 추천 목록에 올랐다. 모두 ‘매수’ 등급을 받았다. 톱 애널리스트들은 투자 의견 적중률과 수익률이 높은 전문가로 애널리스트 7000명 중 200위권(미국 투자 전문매체 팁랭크 기준)에 속한다.

톱 애널리스트 4위에 오른 크리스토퍼 롤랜드 서스퀘하나 애널리스트는 미국 반도체회사 온세미컨덕터를 장기 추천주로 꼽았다. 목표 주가는 기존 65달러에서 75달러로 높여 잡았다. 지난 11일 종가(58.97달러)에서 약 27%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평가다. 롤랜드는 온세미컨덕터의 탄화규소(실리콘카바이드) 사업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화규소는 열에 강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 차세대 차량용 전력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온세미컨덕터의 몸집 줄이기 노력도 높게 평가했다. 이 회사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기 위해 벨기에 공장 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실적도 좋다. 작년 4분기 매출은 18억5000만달러(약 2조2157억원)로 전년보다 27% 넘게 늘었다. 주당순이익(EPS)은 0.94센트에서 1.09달러로 15.9% 증가했다.

미국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블록체인도 추천 명단에 포함됐다.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뉴욕증시와 함께 동반 추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란 설명이다. 대런 아프타히 로스캐피털파트너스 애널리스트(212위)는 라이엇블록체인의 목표 주가를 46달러로 제시했다. 11일 종가(18.37달러) 대비 약 150%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아프타히는 “라이엇블록체인이 신규 채굴 장비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막대한 투자로 비트코인 채굴이 늘어나면 수익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한 스냅, 스포티파이, 리프트도 장기 투자할 가치가 있는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 및 영상에 특화된 SNS인 스냅의 목표 주가는 60달러로 제시됐다. 기존 75달러보다 낮췄지만 11일 종가(39.49달러)에 비해선 51.9% 높은 수준이다.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이 도입된 후 메타(옛 페이스북) 등 광고사업 의존도가 높은 SNS는 매출이 크게 줄었지만 스냅은 예외였다. 지난해 4분기 매출(13억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같은 기간 하루 활성사용자(3억1900만 명)는 20% 증가했다. 스냅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사용자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브라이언 피츠제럴드 웰스파고 애널리스트(104위)는 “스냅의 핵심 사업인 광고 부문이 돌아왔다”고 했다.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그동안 투자를 집중한 팟캐스트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브라이언 화이트 모네스크레스피하트 애널리스트(136위)가 분석했다. 목표 주가는 240달러다. 11일 종가(161.93달러)에서 48%가량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면서 차량 호출업체 리프트에 대한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관측된다. 델타항공 등과 제휴하며 소비자 이탈을 막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178위)는 리프트의 목표 주가로 50달러를 제시했다. 11일 종가(39.99달러) 대비 약 25% 높은 수준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