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사진=뉴스1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사진=뉴스1
1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주간 소폭 하락했다. 지난주(13~17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결과에 흐름이 연동되면서 물가 부담 완화에 코스피지수가 전고점 부근까지 반등하기도 했지만 재차 매물이 출회되며 동력이 약해졌다. 증권가는 주요 이벤트들이 쏠린 오는 23일 전후가 증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헬스케어주 개별 악재·매물 출회에 지난주 증시 약세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0.11% 감소한 2724.62에 장을 끝냈다. 투자주체별 수급을 보면 개인 홀로 4538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838억원, 2888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나흘 연속 '사자'세를 보이다가 17일 '팔자'세로 방향을 틀었다.

코스닥지수는 전주 대비 1.05% 하락한 855.0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낙폭이 큰 것은 주 막판 HLB 이슈가 터지면서 그룹주 전부 하한가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7일 HLB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 치료제 신약 승인을 받는 데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제약 업종은 지난 17일 코스닥 지수 하락분(15.3포인트) 중 절반 이상(8.6포인트)을 차지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는 HLB 개별 악재와 최근 반등에 따른 매물 소화 등으로 약세 마감했다"며 "설상가상으로 17일 장마감 직전 북한이 동해안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외국인 현선물 매도세를 부추긴 요인"이라고 짚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지수의 역사적인 날을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21포인트(0.34%) 오른 4만3.59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 지수가 역대 처음으로 4만선에 거래를 마친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17포인트(0.12%) 오른 5303.27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35포인트(0.07%) 내린 1만6685.97에 마감하며 두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오는 23일 '증시 변곡점'…"이번 주 투심 개선 국면 예상"

증권가는 엔비디아 실적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FOMC 의사록 공개 등이 몰려있는 오는 23일 전후가 주식시장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대출우대금리(LPR) 결정과 한국 수출입,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도 관건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중앙은행(Fed)의 기조는 여전히 신중하지만 예상 수준이고 FOMC에서 CPI까지의 관련 모멘텀도 일단락된 상태"라며 "이제 엔비디아 실적과 금통위, FOMC 의사록 공개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증시가 물가불안 완화로 투자심리 개선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23일 열릴 한국은행 금통위를 주목했다. 미국 물가 둔화로 인해 Fed의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 우리나라의 금리와 원·달러 환율도 안정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4월 금통위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에서, 23일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지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미국 4월 고용 둔화, 4월 소비자물가 둔화를 확인하며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구간"이라며 "CNN머니의 공포·탐욕지수는 1개월 전 공포(Fear) 상황에서 현재 탐욕(Greed) 구간의 초입 국면으로 바뀌었다. 아직 극단적 탐욕(Extreme Greed) 구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투자심리가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700~2820포인트로 제시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