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의 묘' 영화 속 사탕가게, 114년 만에 문 닫은 이유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2022회계년도 日경제 최대 논쟁거리 '완전분석'
사쿠마식드롭스 '원료값 상승·엔저'로 폐업
日 19개월 연속 무역적자·실질임금 -0.9%
그런데도 '엔저는 전체로 봐서 플러스?'
1엔당 日기업 영업익 증가율 '0.7%→0.4%'
결론부터 내리자면 엔저는 일본 경제에 축복이긴 하지만 예전 만큼 큰 축복은 아니라는 점, 또 소수의 수출 대기업에는 축복이지만 중소기업과 대다수 일본인들에게는 더 이상 축복이 아니라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엔저가 일본의 경제 주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먼저 기업부터 살펴보자. 일본의 주력산업은 수출 제조업이다. 그런 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질 수록 가격 경쟁력은 높아지고, 이익이 커지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지면 자동차와 화학 등 주요기업의 경상이익은 0.3% 늘어난다. 주요 19개 업종 가운데 엔저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전력과 같은 인프라 기업과 소매업 뿐이다.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2021년 일본 상장사 영업이익은 71조엔이었다. 엔화가 1엔 떨어지면 이익이 2130억엔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10월21일 엔화는 151엔으로 32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1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평균 110.80엔이었는데 2022년은 132.43엔으로 1년새 21.63엔(19.5%) 떨어졌다. 노무라증권의 추산 대로라면 지난해 일본 주요기업의 영업이익은 4조3000억엔 늘어난다. 과거에 비해서는 부진한 편이다. 다이와증권에 따르면 2002년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지면 2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0.7% 늘어났다. 2022년 1엔 하락할 때 영업이익의 증가율은 0.43%로 20년새 거의 반토막 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자 일본의 수출 대기업들이 생산시설을 해외로 대거 이전한 영향이다.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와 전자 기업 15곳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이 잘 드러난다. 2008년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질 때 15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1000억엔 늘었다. 2021년에는 이익이 늘어나는 폭이 880억엔으로 줄었다. 혼다는 엔화 가치가 1엔 떨어질 때마다 늘어나는 이익이 2008년 200억엔에서 2021년 120억엔으로 감소했다. 마쓰다는 '플러스 27억엔'에서 '마이너스 3억엔'으로 적자 전환했다. 두 기업 모두 해외 생산을 적극적으로 늘린 곳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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