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를 비롯한 미국 증권거래 플랫폼들이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 최근 개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와 '공매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종목에 대해 개인 거래 제한을 걸자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의회에선 이들 플랫폼이 개인 시장거래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각 플랫폼은 '개인 고객을 위험에서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의회 상원 금융위원회 신임 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셰로드 브라운 미 상원의원은 이날 "월스트리트 사람들은 자기들이 돈을 잃을 때만 규칙을 운운한다"며 최근 증권 플랫폼들의 특정 종목에 대한 개인거래 제한 조치에 대해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간 헤지펀드의 콜·풋옵션 대량 거래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증권업계가 개미투자자들에겐 즉각 제한을 걸었다는 지적이다.

하원에서도 같은 움직임이 나왔다. 미 하원 금융위원장인 맥신 워터스 의원도 같은 이유로 청문회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 금융위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헤지펀드는 뜻대로 자유롭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입만 막혔다"며 "로빈후드의 결정에 대해 좀더 따져봐야 한다"고 썼다. 공화당 유력 상원의원인 테드 크루즈 의원은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트윗을 남겼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증권거래 플랫폼이 갑자기 투자 거래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라며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대로 자유롭게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의회에서 드물게 당파를 뛰어넘어 개인 주식거래 제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각 의원들은 개인 거래를 막는 플랫폼에 대해 초당적 분노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로빈후드, 찰스 슈왑, TD아메리트레이드 등 미 증권거래사·플랫폼은 게임스톱, AMC 등을 비롯한 일부 주식에 대한 거래 제약 조치를 내놨다. 로빈후드는 28일 오전 변동성이 높아진 13개 종목에 대해서 거래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들 주식에 대해선 개인투자자들의 추가 매입을 막았다.

전날엔 찰스 슈왑과 TD아메리트레이드가 게임스톱 등에 대해 신용 거래 제한을 발표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는 이들 종목이 시스템 부하를 일으켰다며 급등 종목 매매제한을 도입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는 "회사와 고객의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선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등 헤지펀드가 공매도한 주식을 개인들이 집중 매수하고 있다. 이번 '공매도 전쟁'에서 패한 헤지펀드들은 마진콜(손실이 커져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는 것)에 내몰려 엄청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이 커지자 로빈후드는 거래제한 조치를 약 반나절만에 일부 완화했다. 로빈후드는 "기존에 제한을 걸었던 주식 종목에 대해 제한적으로 매입을 할 수 있게 했다"고 발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