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장 초반 지역 은행의 주가가 폭락하며 하락했지만, 대형은행들이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로 지목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30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반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1.98포인트(1.17%) 상승한 32246.5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35포인트(1.76%) 오른 3,960.2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83.23포인트(2.48%) 뛴 11,717.2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은행권 이슈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 등을 주목했다. 장 초반 위기설이 불거진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30% 이상 폭락했다. 이에 지역 은행들의 주가도 급락하며 주요 지수가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대형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최대 300억달러를 지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금융주를 중심으로 상승 전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가 각각 50억달러,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25억달러, BNY멜론, PNC 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 뱅크가 각각 10억달러를 지원한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3.0%와 3.75%로 0.5%포인트씩 인상(빅스텝)하기로 했다. 물가상승률이 견조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ECB는 "이사회에서 현재의 시장의 긴장감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유로 지역 내 가격 안정과 금융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의 경우 유로존의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S&P500지수 내 정보기술(IT)과 통신 관련주가 2%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11개 업종 중에서 필수소비재와 부동산 관련주만 소폭 하락하고 9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개별 종목을 보면 은행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대형 은행의 지원을 받게 된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는 9% 넘게 올랐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모건스탠리의 주가가 모두 1% 이상 상승했다.

대형 기술주는 안정성이 부각돼 상승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4.4%, 마이크로소프트가 4.1%, 아마존이 4%,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3.6% 각각 강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을 지원한다는 소식에 은행주에 대한 우려가 완화해 뉴욕 증시가 상승 전환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유입돼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