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었다.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해 내놓은 3분기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야심차게 준비 중인 메타버스 사업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중장기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분기 매출 감소는 상장 이후 처음

27일(현지시간) 메타는 “지난 2분기 매출이 28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매출(290억7700만달러)과 비교해 0.9% 줄었다.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감소한 건 2012년 메타 상장 이후 처음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서 내놨던 매출 추정치(289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2분기 순수익은 6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수익은 지난해 4분기 102억8500만달러를 기록한 뒤 2개 분기 연속으로 줄었다. 주당순이익(EPS)은 2.46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2.59달러보다 낮았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이 회사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 환경이 나빠져서다. 지난해 애플은 보안정책을 바꾸면서 앱을 업데이트 할 때마다 ‘이 앱이 당신의 활동을 추적하도록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이 나오도록 했다.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게 되자 개인 맞춤형 광고의 공급 여건이 악화됐다. 여기에 틱톡, 스냅, 레딧 등 다른 SNS 업체와의 경쟁 심화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메타는 올 3분기 매출 전망치로 260억~285억달러를 제시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인 레피니티브가 조사한 시장 추정치인 305억달러를 밑돈다.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광고 수요도 줄었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광고 사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 같다”며 “3개월 전보다 시장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VR 사업에선 반독점 소송 당해

메타는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저커버그 CEO는 “경기침체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며 “내년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더 많은 (업무) 강도를 요구해야하는 시기”라며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타는 이달 초 사내 엔지니어 중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퇴출 조치에 나설 것을 중간급 관리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암초를 만났다. 2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가 가상현실(VR) 업체 ‘위딘’을 인수하는 것을 막아달라”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위딘은 VR을 이용한 운동 앱인 ‘슈퍼내추럴’의 개발사다. 메타는 지난해 위딘 인수 결정을 발표했다. 존 뉴먼 FTC 경쟁국 부국장은 “메타가 이미 VR 기반 운동 앱을 갖고 있음에도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위딘을 인수하기로 한 건 불법적”이라고 주장했다.

메타는 이날 성명문을 통해 “FTC의 조치는 증거가 아닌 이념과 추측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FTC의 주장에 반박했다. 양사가 개발한 앱의 성격이 달라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메타의 자체 VR 운동 앱인 ‘비트세이버’는 음악을 활용한 게임에 초점을 맞춘 반면 슈퍼내추럴은 명상, 스트레칭 등의 서비스를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운동 앱이라는 게 메타의 주장이다. 메타는 “VR 산업의 성공 여부는 개발자를 상호 연결시키는 데에 달려 있다”며 “역동적인 산업 분야에서 이번 인수가 반(反)경쟁적이라는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