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홈트레이닝 업체 펠로톤의 주가가 급등했다. 독점 판매를 포기한 뒤 비용 절감에 성공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펠로톤은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이 3억 3540만달러(약 4089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기록한 4억 3940만달에서 1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주당 순손실도 0.98달러를 기록하며 1년 전 1.39달러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4분기 매출은 7억 9720달러로 전년 대비 30% 줄었다. 하지만 금융조사업체 레피티니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7억 1000만달러를 넘겼다.

8개 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지만 적자 폭이 줄며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다. 이날 펠로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6.53% 급등한 주당 16.36달러에 장 마감했다.

배리 매카시 펠로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년간 공격적인 턴어라운드 전략을 시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온 만큼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2년 설립된 펠로톤은 2020년 코로나19 격리로 홈트레이닝 소비자가 급증하며 유망주로 꼽혔다. 시가총액이 500억달러에 육박할 정도였다. 현재는 55억달러(약 6조 700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홈트레이닝 수요가 줄며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팔리지 않는 제품이 창고에 쌓였다. 펠로톤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뒤 창업자도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했다. 3000여명에 달하는 구조 조정을 시행하며 반등을 노렸다.

지난해 8월 독점 판매 전략을 포기하고 아마존과 공급계약을 맺으며 확장에 나섰다. 수익 구조도 개선했다. 실내 자전거, 트레드밀, 조정기구 등 운동기구 대신 운동 구독 서비스 확장에 주력했다. 지난해 4분기 구독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급증했고, 구독자 수도 303만명으로 1년 전보다 10%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운동기구 부문에선 손실을 4280만달러를 냈지만, 구독 서비스 부문이 이를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운동기구 마진율은 -11.2%를 기록했지만, 구독 서비스 마진율이 67.6%에 달하며 기업 총마진율을 29.7%로 끌어올렸다.

매카시 CEO는 "(우리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손익을 바라보기 때문에 운동기구 마진에 특별히 신경 쓰진 않는다"며 "고객생애가치와 펠로톤과의 연관성과 고객의 비용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