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픈AI
사진=오픈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사내 변호사를 대폭 늘리고 있다. 최근 급증하는 소송과 각국 정부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생성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면서 직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회사 성장과 함께 법률 리스크도 커지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소셜미디어(SNS) 링크트인의 인물 데이터를 분석해 오픈AI가 작년 3월부터 24명의 사내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보도했다. 오픈AI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점점 더 엄격해지는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연봉 30만달러의 반독점 소송 전문 변호사도 채용하고 있다. 또한 쿨리와 모리슨 포스터 등 미국 최고 로펌을 선임해 주요 사건을 맡기기도 했다. WP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오픈AI가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대선 캠페인 대변인이자 숙박공유앱 에어비앤비의 정책 설계자인 크리스 르해인을 고용하기 위해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르해인은 전국 도시와의 규제 및 분쟁 속에서 에어비앤비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사진=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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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법률 전문인력 확충은 회사를 위협하는 소송, 조사, 입법 활동이 강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회사 규모도 커졌다. 이 회사는 2022년 직원 수가 200명이었지만 현재 1000명이 넘는다. 오픈AI의 법률 자문위원인 체 창은 “모두가 우리를 빅테크로 생각한다”며 “우리가 세계에 미친 영향에 비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적 성취를 이룬 기업들이 제품의 단점과 위험성으로 인해 법적, 정치적 반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실리콘밸리의 성장 패턴 중 일부다. 특히 오픈AI는 챗GPT 출시 후 18개월간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여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오픈AI 본사
사진=오픈AI 본사
대표적인 것이 저작권 침해 소송이다. 뉴욕타임스와 여러 작가는 오픈AI를 상대로 10여건의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오픈AI를 상대로 소송 제기했다. 비영리 재단으로 출범한 설립 초기 취지를 벗어났고, 개발한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는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오픈AI의 초기 투자자다.

오픈AI는 유럽과 미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에도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월 “오픈AI에 대한 MS의 투자를 EU 기업결합 규정에 근거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영국 경쟁시장청(CMA)도 MS와 오픈AI의 투자·협력 관계를 합병으로 볼 것인지를 조사하기 위한 예비 자료를 수집하는 상황이다. 미국 규제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도 빅테크의 AI 스타트업 대규모 투자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어오면서 지금까지 13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챙은 “정책 입안자들이 AI와 관련해 내놓는 지침이 현재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일부 법적 문제를 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현재는 초창기라 소송 등이 최고조에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