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5일 금요일>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5일(미 동부시간) 발표된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는 모든 면에서 강력했습니다. 금리는 뛰고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큰 폭 상승했습니다. 증시 투자자들은 30만 개가 넘는 폭발적 고용에도 전달보다 둔화한 임금 상승률만 주목했습니다. '이민 덕분에 고용이 강해도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수 있다'라는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의 설명을 믿은 것이죠. 이렇게 고용이 좋다면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퍼졌습니다. 정말 고용이 좋고 경기가 되살아나도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이어갈까요? 다음주 3월 소비자물가(CPI)에서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CPI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뜨거운 3월 고용보고서


3월 신규고용은 30만3000개 증가해 작년 5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났습니다. 월가 예상 21만 개 안팎을 훌쩍 넘었을 뿐 아니라 2월 27만 개보다도 많습니다. 게다가 지난 2개월 치 데이터도 2만2000개 상향 수정됐습니다. 종합하면 일자리가 32만5000개 증가한 것이죠. 지난 3개월간 월평균 고용은 27만6000개로 지난 1년 중 가장 높아졌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업종별로는 정부 일자리가 7만1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민간 고용도 23만2000개 증가해서 예상을 7만2000개나 뛰어넘었습니다. △헬스케어(7만2000개) △레저/접객(4만9000개) △건설(3만9000개) △소매(1만8000개) 등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었고 △제조 △광업 △금융 △IT △전문서비스 등에서는 고용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고용보고서는 기업조사(신규고용/임금)와 가계조사(실업률)로 나뉘어 조사되는데요. 지난 석 달간 감소세를 보여온 가계조사에서의 취업자가 3월 49만8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3.8%로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노동시장 참여율도 62.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주간 노동시간은 34.4시간으로 0.1시간 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모든 데이터가 예상보다 좋았는데,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4.1%로 예상에 부합했다는 것입니다. 4.1%는 2021년 6월 이후 거의 3년 만에 가장 낮은 겁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사실 파월 의장은 이민으로 인해 강한 고용이 이어질 수 있고, 그건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몇 차례나 밝혔습니다. 그래서 시장은 오늘 임금 상승률에 더 주목했습니다. HSBC의 맥스 케트너 전략가는 어제 "Fed에 더 중요한 것은 임금이라고 생각한다. 임금 증가율이 지난 몇 달처럼 0.4%, 0.5%씩 오르지 않는 한 신규고용이 20만 개가 될지, 30만 개가 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죠. ‌

데이터가 발표된 뒤 뉴욕 채권 시장의 금리는 7bp가량 추가 상승했습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4.4%를 다시 넘기도 했습니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의 6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어제 66% 수준에서 54%까지 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고용이 예상보다 너무 강했던 탓이겠죠.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경제는 빠르게 일자리를 늘렸지만 큰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진 않았다. 그건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을 유지시켰지만, 간신히 그랬다"라고 정리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고용이 이렇게 강하면 Fed가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있었고요. 고용이 강해도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결국, 과연 그런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봐야 한다는 관측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제프리스는 "고용 데이터는 우리의 말문을 막히게 만든다. 미국 경제가 둔화한다는 관측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으로서는 Fed가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 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에 대한 논쟁은 현재보다 더 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핌코와 KPMG 등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세 차례에서 두 차례로 낮췄습니다. 인하 시작 시기로 하반기로 미루고요.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반면, 골드만삭스는 고용 데이터가 나온 뒤 "우리는 올해 컨센서스보다 훨씬 더 강한 GDP 성장을 기대하지만 그런데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월부터 3차례 금리를 인하할 만큼 충분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는 이런 예측이 모순되지 않는지 종종 질문을 받는데, 우리는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 헬스케어 업종에서 계속해서 많은 일자리가 생겼지만, 외국인 근로자 유입으로 혜택을 받는 레저, 건설과 같이 기술 수준이 낮은 부문에서도 고용 성장이 두드러졌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민으로 인해 고용이 강해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란 파월 의장 논리를 수용한 것이죠. 그러면서 여전히 6월부터 인하를 시작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사는 약간 더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에게 중요한 점은 3월 고용보고서가 매우 강하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 측면에서) 통화정책 전망과 일관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Fed가 6월부터 점진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의 완화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조건부로 6월, 3번 예상을 유지했습니다.

JP모건은 "첫 번째 Fed 금리 인하에 대한 예상을 6월에서 7월로 미룬다. 하지만 그 이후 경제전망(SEP)이 나오는 FOMC 회의에서는 여전히 계속 인하를 모색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7월로 첫 인하 시점은 미루지만, 올해 세 차례 인하 예측은 유지한 것이죠.

웰스파고는 "우리는 FOMC가 올해 100bp 인하한다는 기본 사례를 제시해왔다. 오늘 고용보고서는 위험이 덜 완화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주 수요일 CPI 보고서가 나온 뒤 기준금리 전망을 업데이트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노동시장 강세로 인해 FOMC는 금리를 내리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개선될 때까지 계속 기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논쟁 속에도 뉴욕 증시는 0.2~0.3%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예상에 부합한 게 가장 컸고요. 또 전반적으로 강한 고용과 둔화하는 임금 상승은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부합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금리 인하가 없어도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우리는 연말(11월과 12월)에 두 번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올해 전혀 인하되지 않더라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에 있어서 나쁜 거래는 아니다. 밸류에이션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낮은 금리 대신 투자자들은 더 나은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을 얻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Fed가 금리를 얼마나 빨리, 몇 번 인하할지보다 소비자 지출과 기업 이익이 투자자에게 더 중요하므로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3월 고용 데이터를 보면 소비 지출과 성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일자리가 증가하고 임금이 전년 대비 4.1% 오르고, 노동시간도 늘어난 걸 감안하면 민간의 주당 소득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인플레이션이 3%대라는 걸 고려하면 실질 소득이 늘고 있다는 뜻이고, 소비가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시간이 흐르자 주가는 상승세를 확대했습니다. 오후 1시께 주요 지수는 1.1~1.7%까지 뛰었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증시 분위기를 몇몇 '매파' Fed 위원들이 나서 식혔습니다.

댈러스 연방은행의 로리 로건 총재는 "금리 인하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much too soon)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금리를 내리기 전에 "우리가 어떤 경제 경로에 있는지 불확실성이 더 낮아지는 것을 더 많이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이 FOMC는 인플레이션 하락이 멈춘다면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혹시라도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전망의 상승 위험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핵심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정체되어 적시에 2%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셸 보우먼 이사는 "아직은 금리를 인하할 적절한 시점은 아니며,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인플레이션 진전의 대부분은 공급망 혼란 완화를 포함한 공급 측면 개선에 따른 것인데, 이는 미래엔 더 기여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정학적 갈등 ▲추가 부양책 등 재정 지출 증가 ▲이민 유입 등에 따른 주거비 인플레이션 위험 ▲서비스 수요 지속에 따른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 가능성 등도 지적했습니다. 보우먼 이사는 "기본 전망은 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하락할 것이며 노동시장은 점진적으로 재균형을 이루리라는 것이다. 기본 전망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반등하면 향후 금리를 더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우먼 이사가 지적했듯 지정학적 요인이 유가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37% 오른 배럴당 86.9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장중 한때 87달러 선을 웃돌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 유가는 21.30%나 뛰었죠. 1년 전에 비해서도 7%가량 올랐습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탓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복 공격을 우려해 세계 28개 대사관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특히 유가에 기술적으로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웃도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서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년 9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을 때 유가는 추가로 20% 상승했었습니다. 펀더먼털 차원에서도 유가 상승을 예측하는 금융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지난주 유가가 9월까지 100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고요. 스탠더드 차터드는 "시장은 공급이 점점 더 부족해질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 막 깨닫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에 채권 시장의 금리는 상승세를 확대했습니다. 오후 4시께 10년물 수익률은 9.1bp 오른 4.40%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10.7bp 상승한 4.748%에 거래됐습니다. 둘 다 올해 들어 최고 수준입니다. Fed워치 시장에서의 6월 인하 확률은 오후 들어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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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는 "통상 Fed의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뒤 10년물 수익률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데, 이번에는 여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점점 4.5%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를 넘으면 5%까지 오를 위험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금은 온스당 2330달러를 넘어 또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10거래일 중 9일, 지난 7주 중 6주 동안 올랐습니다.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의 데이비드 아인혼 설립자는 어제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것이라며, 안전자산인 금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삭소뱅크는 "단기로는 금과 은이 모두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금리 인하 기대로 인해 달러 하락,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은 잠재적으로 온스당 2500달러, 은은 온스당 3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금 가격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가능성 낮은) 지정학적 긴장의 하강, 중앙은행들이 높은 가격으로 인해 공격적 금 매입을 멈추는 것, 헤지펀드가 지난달 선물 시장에서 사들인 약 300t 중 일부를 다시 매각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주 금/은 가격 비율은 1대 90에서 1대 84.7로 떨어졌다. 금과 은이 조정을 받을 때 은이 버틸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기술적 관점에서 은은 2022년 3월 최고치인 27달러를 돌파했다. 주목할 다음 수준은 28달러"라고 설명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주가는 장 막판 상승 폭을 줄였습니다. 결국, 다우는 0.80%, S&P500 지수는 1.11% 올랐고 나스닥은 1.24% 상승하면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빅테크는 모두 강세를 보였습니다. 메타는 3% 이상 뛰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테슬라의 주가는 춤을 췄습니다. 로이터가 테슬라가 저렴한 전기차(모델 2) 생산 계획을 폐기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탓입니다. 지난 2월 말 내부 회의에서 '모델 2' 폐기가 결정됐으며, 머스크가 로보택시에 '올인'할 것을 지시했다고 썼습니다. 이에 주가가 한때 6% 넘게 떨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X를 통해 "로이터가 (또)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 뒤 일부 회복했지만 3.63%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마감 뒤 머스크는 X를 통해 "로보택시를 8월 8일에 공개한다"라고 썼습니다. 이에 시간 외 거래에서 3%대 오르고 있습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최근 에너지주와 산업주 상승세가 거셉니다. 오늘도 에너지 업종이 1.09%, 산업 업종은 1.43% 뛰었습니다. 에너지는 유가 상승 덕분이죠. 산업주는 왜 오를까요. 골드만삭스는 "AI 낙관주의가 산업주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아만다 로스 주식 트레이더는 "AI에 많이 노출된 산업 주식이 2023년 초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를 만들거나 발열을 식히는 기업이 포함되지만 다양한 산업 기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하려고 한다. 산업 업종의 32%가 4분기 실적 발표 때 AI를 언급했다. 누군가가 AI에 대해 물으면 그것이 단순한 기술 업종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 CPI 주목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한 고용 속에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주시하는 가운데 다음주 3월 소비자물가(CPI), 그리고 생산자물가(PPI)가 발표됩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파월 의장은 지난 1, 2월 뜨거운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계절적 요인 탓, 일시적이라고 말해왔는데, 3월에도 뜨겁게 나온다면 더는 그렇게 말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소한 1, 2월보다는 둔화해야 하죠.

핵심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입니다. 월가는 근원 CPI가 한 달 전보다 0.3%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이는 2월의 0.4% 상승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3월 PPI의 경우에는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역시 2월 0.6% 상승보다는 둔화하는 것입니다. UBS는 “다음주 시장은 3월 CPI 데이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개월보다는 월간 증가 폭이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전월 대비 0.3% 증가는 Fed 물가 목표 2%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월간 0.17% 상승보다 높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우 0.2%, 엄밀히 말하면 0.24% 상승을 내다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시장은 환호할 수도 있습니다. 불확실성은 큽니다. 상품 물가는 둔화하다가 점점 꺾이고 있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버티고요. 그런데 미 공급관리협회(ISM) 3월 서비스업 조사에서 지불가격이 둔화한 것으로 나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주거비에는 불확실성이 큽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어제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주거비가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연초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3월 데이터가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우리는 3월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울퉁불퉁하고 아주 느리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한다. 헤드라인 CPI는 2개월 연속 0.4% 상승할 것이다. 일부는 휘발유 가격 상승 탓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3%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근원 상품 물가는 3월 디플레이션 영역으로 다시 하락할 것이지만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주거비 추가 둔화가 다른 서비스의 반등으로 상쇄되면서 거의 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서비스 물가가 더 뚜렷하게 냉각되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공개되는 가운데 미 재무부는 9~11일 △3년(580억 달러) △10년(390억 달러) △30년물(220억 달러) 국채 입찰을 각각 진행합니다.
폭발적 고용에도 급등…다음주 CPI 뜨겁다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2일에는 어닝시즌이 시작됩니다. 작년 10월 말 시작된 랠리의 한 축은 기업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에 있었습니다. 그런 기대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리 인하 전망이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 기업 이익이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바틀렛 웰스의 매튜 스티트 이사는 "기업 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궁극적으로 시장이 계속 오를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주 12일 △JP모건과 △웰스파고 △씨티 등과 함께 △델타항공도 실적을 공개합니다.

11일에는 잠시 유럽을 봐야 합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는데요. 금리는 동결하겠지만, 6월에 금리를 내리겠다는 비둘기파적 신호를 줄 수 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유로존의 3월 인플레이션은 2.4%(2월 2.6%)까지 떨어졌습니다. 경제 성장률은 침체 수준이죠. 3월 ECB의 회의록에서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공감대가 있었다”라면서도 "요금 인하를 고려하는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CB가 6월 인하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