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급증으로 호황을 누렸던 미국 화장품업체들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미국판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화장품 유통업체 울타뷰티 주가는 15.34% 급락한 439.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엘프뷰티(-11.92%) 코티(-6.28%) 에스티로더(-4.12%) 등 화장품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판 올리브영' 소비 둔화에 뚝
화장품 소비 둔화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주저앉았다는 분석이다. 데이비드 킴벨 울타뷰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가격대 및 제품 유형과 관계없이 모든 부문에서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 늘어난 117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세계 1위 명품기업인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화장품 체인 세포라는 최근 콜스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늘리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소매협회(NRF)는 올해 미국 소비 지출이 전년 대비 2.5~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10년 평균(3.6%)보다 낮은 수준이다. 잭 클라인헨츠 NR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자리와 임금 증가세 둔화로 경제는 극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류업체들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기업 PVH는 지난 1, 2월 매출 증가세 둔화로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