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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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에 나타난 경제난이 동유럽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동유럽 주요 교역국인 독일 경제가 휘청이자 동유럽 경제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동유럽 주요 국가의 경제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마니아의 작년 4분기 실질 GDP 변동률은 -0.4%로 역성장했다. 폴란드와 헝가리의 실질 GDP 변동률은 0%로 경제 성장이 정체했고, 불가리아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독일 경제가 침체하면서 동유럽 주요국 경제난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지난해 실질 GDP가 0.3% 감소하며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동유럽 주요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독일 경제가 둔화하면서 동유럽 각국 경제 사정도 악화했다는 설명이다.

헝가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빅토르 오르반 내각이 유럽연합(EU)의 법치주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보조금마저 끊겼다. 의존도가 높은 독일 경제마저 둔화하면서 민간투자가 급속도로 위축됐다는 진단이다.

영국 금융조사기관 유니 크레딧의 이코노미스트인 댄 부카는 "헝가리는 EU 보조금에 의존하면서 공공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국가 중 하나였다"며 "이 때문에 반등 계기를 노리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독일에 의존하던 수출이 부진하면서 동유럽 경제에 남은 모멘텀은 소비뿐이란 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로부터 생산 주문량이 감소하자 동유럽 공장 주문 건수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소비 성장세도 올해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오스트리아 은행 에르스테 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유라즈 코티안은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 긴축을 완화하며 민간 소비도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독일 경제가 부진한 것이 하방 리스크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