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주둔 미군이 사망한 데 대한 미국의 반격이 본격화하면서 원자재 가격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최근 아덴만에서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구라 선박을 겨냥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유조선 운임과 경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상 운임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급등했던 때를 제외하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지난주 국제 운송용 유조선의 하루평균 용선료는 평균 10만1500달러로 지난 2일 정유 제품을 운반하던 말린루안다호가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뒤 1주일 사이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석 달 전엔 평균 용선료가 2만2750달러에 불과했다. 작년 11월 후티 반군이 홍해를 다니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유조선들은 항해 시간이 기존보다 70% 늘어나는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교역로인 홍해가 막히자 경유 가격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유럽은 세계 최대의 정제 석유 제품 수요처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산 경유 사용을 금지한 이후 지난 1년간 아시아와 미국에서 경유 수입을 대폭 늘려왔다. 경유 선물 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 대비 15% 상승해 t당 845달러에 달했다. FT는 “중동 위기가 계속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