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한경
팔라듐 가격 급락에 백금과 차이 없어져
"2025년 오히려 팔라듐이 백금 대체할 것"


백금이 자동차 촉매제로서 팔라듐을 대체하는 속도가 점차 느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팔라듐 가격은 39% 급락했다. 내연기관의 유해한 배출가스를 줄이는 자동차 촉매제에 백금 사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차의 판매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 백금과 팔라듐은 ‘자매 금속’으로 불리는 대체재다. 두 금속은 전체 팔라듐 수요의 80%를 차지하는 가솔린 자동 촉매에서 효과적으로 상호 교환할 수 있다.
"車 촉매 팔라듐→백금 대체 속도 느려질 것" [원자재 포커스]
그동안 팔라듐 가격은 백금보다 줄곧 높게 형성돼 왔다. 그러나 백금의 팔라듐 대체로 팔라듐 가격이 떨어지면서 백금과 차이가 점차 사라지는 모습이다. 팔라듐 가격은 1년 전 백금보다 온스당 700달러 비쌌지만, 지금은 50달러 차이로 좁혀졌다.

둘 사이 가격이 같아지면서 백금의 팔라듐 대체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분석가들은 이런 추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2025년이 되면 오히려 팔라듐이 백금을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는 그러면서도 “백금을 팔라듐으로, 또는 팔라듐을 백금으로 대체하는 것은 느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체는 주로 신차 모델에서 이뤄지며, 일반적으로 연간 생산되는 차량의 15%만이 신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메탈 포커스의 니코스 카발리스는 “이미 대체가 느려지거나 경우에 따라 중단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결국 이 과정이 역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금과 팔라듐의 스프레드가 20% 미만이기 때문에 팔라듐을 대체하기 위한 백금의 연구개발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팔라듐 누적 재고가 여전히 많고, 근본적으로 전기차가 확산되면서 팔라듐 가격이 오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메탈 포커스는 작년 기준 지상 팔라듐 재고를 1160만 온스로 추정했다.

팔라듐 대체재로 백금 사용량이 늘면서 ‘백금 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계백금투자협회(WPIC)는 지난해 백금 시장이 약 30.8t(1701koz)의 공급 부족을 겪은 것으로 분석했다. 2013년 이후 가장 극심한 수준이라는 게 협회 분석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