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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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S&P500지수가 역사적 고점에 바짝 다가서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졌고, 미국 기준금리의 조기 인하 기대감도 최근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의 미국 증시 애널리스트는 추가 상승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시장금리의 대세 하락 전망에는 변화가 없고, 곧 시작되는 전 분기 실적 시즌 예상도 긍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S&P500 사상 최고치 돌파 청신호

미국 S&P500지수가 10일(현지시간) 4,783.45에 장을 마쳤다. 0.27%만 더 오르면 사상 최고치(2022년 1월 3일 4,796.56)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28일 4,783.35까지 올랐다가 이후 조정을 받아 이달 4일 4,688.68까지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진 게 조정의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에는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어 사상 최고치 턱밑을 두들기고 있다.
고점에 바짝 다가선 美 S&P500…"더 오른다" 전망 나오는 이유
이 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튼 건 기업 실적, 시장금리, 센티멘트(투자심리) 등 3박자가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골드만삭스 리서치센터를 인용해 "올해 미국 기업의 순이익이 양호한 경제 상황과 시장금리 하락에 힘입어 예상보다 잘 나올 수 있다"며 "S&P500 구성 종목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전년 대비 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구루포커스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EPS는 지난해 3분기 184.25달러에서 4분기 192.90달러로 11.7% 개선될 전망이다. 연내 상승을 지속해 올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5% 개선된 217.0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투자정보매체 배런스는 최근 "과거 데이터를 보면 시장금리가 하락했을 때, 경제성장률이 잘 나왔을 때 주가지수가 20% 이상 상승했는데 올해 상황이 이와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금리·센티멘트·실적 삼박자 양호"

미국 시장 참여자들은 이르면 올 3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오는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65.2%다. 예측이 빗나갈 수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하락 시점이 몇개월 늦어지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Fed가 지난달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9명 중 11명은 올 연말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4.75%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센티멘트 차원에서도 최근 S&P500 지수 상승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7월 31일 단기 고점(4,588.96)을 찍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장에서는 고점을 연결하면 센티멘트 상의 저항선이 만들어지는데, S&P500지수는 지난달 이미 이 저항선 위로 올라왔다"며 "기술적으로는 이미 고점을 돌파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고점에 바짝 다가선 美 S&P500…"더 오른다" 전망 나오는 이유
시장 참가자들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빅테크 중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1월 23일), 테슬라(1월 24일), 애플(1월 25일), 아마존(1월 31일), 알파벳A(2월 1일), 엔비디아(2월 21일), 메타(2월 2일) 순으로 실적이 공개될 예정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실물 경기가 견조하기 때문에 기업 실적도 개선되며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과거 제로금리 시절처럼 모든 종목이 다 오르기보다는 오를만한 종목이 선별적으로 오르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