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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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도전하는 대화형 검색 엔진 업체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한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유치했다. 인공지능(AI)이 온라인 검색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 AI는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7360만달러(약 965억원)를 유치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창업 1년 5개월만에 이룬 성과다.

미 투자회사 인스티튜셔널 벤처 파트너스(IVP)가 주도한 이번 펀딩에는 베이조스를 비롯해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 최고경영자(CEO) 토비 루트케, 트위터 전 부사장 엘라드 길, AI 칩 기업인 엔비디아 등이 참여했다. 이들이 각각 얼마를 투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구글 전현직 임원들도 퍼플렉시티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유튜브 CEO인 수잔 워치스키와 구글에서 AI 연구를 총괄하는 제프 딘 부사장도 퍼플렉시티에 개인 투자를 결정했다.

WSJ은 "인터넷 검색의 판도를 뒤엎으려는 AI를 이용한 구글 도전자에 베이조스가 베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퍼플렉시티 AI는 이번 투자에서 5억2000만달러(약 6822억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퍼플렉시티 AI는 오픈AI 출신의 CEO 아라빈드 스리니바스를 포함해 4명의 AI 관련 엔지니어들이 2022년 8월 설립한 기업이다. 창업 2년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거물급 인사들의 투자를 받고 기업가치가 5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256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현재 직원 수는 40명 미만이다. 규모는 작지만 AI 기술을 통해 구글의 검색 엔진을 위협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가 검색했을 때 검색 링크를 소개하는 구글과 달리 직접 답변을 해준다. 구글도 대화형 검색 엔진을 일부 도입했지만 아직 전면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상태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기술을 활용해 IT업계 종사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온라인 조사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퍼플렉시티의 11월 방문자 수는 5300만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12월 서비스 출시 당시 220만명에서 20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스리니바스 CEO는 "누구든 직접 대화하면서 답을 얻어낼 수 있다면 (구글의) 검색 링크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퍼플렉시티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검색 AI는 수 십개의 언어로 답변을 할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아직 영어권 국가에만 집중하고 있다. 확장성 측면에서 퍼플렉시티가 구글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생성 AI를 활용해 대화형 검색 엔진을 개발한 스타트업 니바도 구글에 밀려 지난해 폐업한 바 있다.

퍼플렉시티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생존 전략을 짤 계획이다. IT업체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해서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스리나바스 CEO는 "B2B 거래를 통해 연 500만~1000만달러 수익을 올릴 것"이라며 "또 고객을 더 확보하고 AI 패턴 연구에 집중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정은/오현우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