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기온에 추락하는 천연가스 가격 [원자재 포커스]
온화한 겨울 예상되자 천연가스 가격 급락
5거래일 연속 하락세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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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북반구 지역에 온화한 겨울이 찾아올 것이란 예보가 잇따르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했다. 난방 수요는 줄어들면서 천연가스 재고는 늘어나는 추세다. 기온이 급랭하지 않는 이상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내년 1월물) 가격은 MMBTU (열량 단위)당 전 거래일 대비 0.03달러(1.47%) 하락한 2.2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전날에는 5.31% 급락하기도 했다.
따뜻한 겨울 기온에 추락하는 천연가스 가격 [원자재 포커스]
올해 겨울 북반부 지역에 온화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란 예보가 나오며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했다. 기상예보업체 애트모스페릭G2는 "북미 지역에 앞으로 10일 이상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예보기관 냇가스웨더도 "앞으로 15일간 미국 저녁에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며 천연가스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화한 겨울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기후 예측센터(USCP)에 따르면 올해 엘니뇨 현상이 심화하면서 내년 3월까지 북반구 지역 기온이 평균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중국은 62년 만에 가장 따뜻한 가을을 기록했고, 일본도 11월 평균 기온이 20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반구에 속한 북미 지역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온화한 날씨 탓에 천연가스 재고도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 난방 수요가 줄어들자 천연가스 수요도 덩달아 감소한 탓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 3일 기준으로 천연가스 재고량이 총 보관 규모의 94%에 달했다. 지난 5년 평균값인 84%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은 천연가스 재고가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치보단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에서 지난 1일 한 주간 천연가스 재고량은 1170억제곱피트(cf) 감소했다. 5년 평균값인 480억제곱피트를 웃돌았다.

미국 내 천연가스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재고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디슨 전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한 주간 미국 총 전력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7만 7956기가와트시(GWh)를 기록했다. 전력 수요가 늘면서 천연가스 소모량도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량은 5년 평균치를 웃도는 상황이다. EIA에 따르면 천연가스 재고량(1일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고, 5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6.7% 늘었다. 미국 내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48개 주의 건식 천연가스 생산량은 12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하루 1051억 cf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굴착 장비 수는 119개로 집계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