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맞아 유럽 천연가스 가격 오르지만… 내년 전망은 엇갈려 [원자재 포커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 이틀 연속 상승
내년 전망은 MWh당 50유로 vs 32유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7일(현지시간) 올해 첫눈이 내렸다.  /사진=XINHUA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7일(현지시간) 올해 첫눈이 내렸다. /사진=XINHUA
한파가 닥치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천연가스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20%가량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의 근월물은 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2.5%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40.28유로로 마감했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겨울을 맞아 유럽에서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난 데 시장이 반응해서다. ‘가스 인프라스트럭처 유럽’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저장고의 93%를 채워 놨지만, 11월 말 이후 저장 가스 인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최근 3개월 동안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 동향>
(단위: MWh당 유로)
자료: ICE거래소
<최근 3개월 동안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 동향> (단위: MWh당 유로) 자료: ICE거래소
독일 남부 지역 등지에 최근 폭설이 오는 등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스 수요가 증가해서다. 폭설 여파로 독일의 뮌헨 국제공항은 이달 초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유럽의 겨울철 가스 재고량이 올해 연평균보다 적고, 내년에 비축량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내년 중반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MWh당 50유로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 경기가 좋아지면 가스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면 가스 가격도 자극할 수 있다는 예상도 반영했다.

하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에 큰 폭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올해 유럽의 가을이 예년보다 따뜻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가스 사용 시기가 예년보다 늦게 시작했고, 그 결과 비축량이 크게 줄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영국 경제연구소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내년 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MWh당 32유로가 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현재 가격보다 20% 낮은 수준이다. 유럽 산업용 가스 수요가 11월 기준으로 예년 평균(2017~2021년 11월)보다 22% 적고, 미국 LNG 생산도 예년보다 늘어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