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탄올 생산 억제 검토에 설탕 선물 7.85% 급락 [원자재 포커스]
“인도, 에탄올 생산 규제 시 설탕 수입 안 할 것”
설탕 생산 1위 브라질도 생산량 증가


6일(현지시간) 글로벌 설탕 선물 가격이 급락했다. 세계 최대 설탕 소비국이자 2위 수출국인 인도가 자국 내 설탕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탄올 생산을 억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날 미국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3월 인도되는 원당(설탕의 원료)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7.85% 하락한 파운드당 23센트에 거래됐다. 최근 10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6일 인도 당국이 당분간 사탕수수를 사용해 에탄올을 생산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탕수수는 설탕의 원료이지만 에너지인 에탄올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로이터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설탕 성분인) 자당 함량이 높은 사탕수수 부산물인 B 중당밀을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지 말라고 공장들에게 지침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설탕 가격은 지난달 초 12년 만의 최고치인 파운드당 27.95센트까지 뛰었다. 설탕 생산 2위 국가인 인도와 3위국인 태국에서 이상기후로 설탕의 원재료인 사탕수수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사탕수수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남부 카르나타카주가 이상기후에 시달리면서 우려가 커졌다. 생산량 감소 가능성이 불거지자 인도 현지 가격은 약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정부가 에탄올 생산 통제를 검토하는 배경이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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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가격은 당분간 반등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다른 주요 설탕 생산국인 브라질이 설탕 생산을 늘리고 있어서다. 최근 브라질 농산물공급공사(CONAB)는 2023~2024 수확연도 생산량 전망치를 8월 4090만MT(메트릭톤)에서 4690만MT로 15% 올려잡았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세인 점도 설탕 가격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 제당 공장들이 에너지인 에탄올 대신 설탕을 생산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6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1% 급락하면서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밑돌았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