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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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에 대한 금수 조치를 다음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러시아의 전쟁 관련 자금줄을 완전히 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등 7개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회의 후 성명을 내고 오는 1월1일부터 러시아가 생산한 비(非) 산업용 다이아몬드 직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G7정상들은 3월1일부터는 제 3국에서 가공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원석을 간접 수입하는 것도 단계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9월1일까지 G7 내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에 대한 '강력한 추적성에 기반한 검증 및 인증' 메커니즘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이아몬드 특성상 다른 지역 제품과 섞여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G7이 제재하더라도 러시아산 다이아몬드가 최종적으로 어디에서 판매되는지 추적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전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1위 다이아몬드 생산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국에서는 러시아산 ‘블러드 다이아몬드(수익이 전쟁 자금으로 쓰이는 다이아몬드)’라는 지적이 나왔다.

블러드다이아몬드를 퇴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킴벌리 프로세스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 총 1억1996만 캐럿 중 4190만 캐럿이 러시아에서 생산된 것으로 집계났다. 러시아는 2021년 기준 40억달러(약 5조3200억원)의 다이아몬드를 수출했다.

G7은 이번 성명에서 수출을 통제하는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의 캐럿 크기나 연마된 다이아몬드에 대한 추적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G7은 유럽연합(EU)국가인 벨기에의 반대로 다이아몬드에 대한 직접 제재를 보류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벨기에는 전세계 최대 다이아몬드의 거래소인 앤트워프 월드 다이아몬드 센터를 운영 중인데, 자칫하면 제재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G7이 벨기에 제안의 핵심 원칙을 적용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G7의 선언은 앤트워프 다이아몬드 산업이 '청정' 다이아몬드의 거래 중심지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편 G7 정상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하마스에 전제조건 없이 남은 인질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개별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밖에 G7 정상들은 인공지능(AI) 오남용 등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진전시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