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안 믿는 시장…켄 그리핀의 선택 [조재길의 핵심이슈]
[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6월15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PDF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연내 두 번 더 인상"파월은 "지표 의존"


10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온 미국 중앙은행(Fed)이 마침내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연 5.00~5.25%의 현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주목했습니다. 3개월마다 공개되는 점도표에서 위원들은 올해 두 차례의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연말 금리 전망을 중간값 기준 연 5.6%로 제시했습니다.

3월 전망치(5.1%)보다 50bp 높아졌습니다. 내년 말 금리 전망치(중간값)는 4.6%로 소폭 떨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경제전망(SEP)에선 연착륙 가능성을 기대했습니다. 3개월 전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번에 1.0% 증가로 바꿨습니다. 올해 실업률 예상치는 직전 4.5%에서 4.1%로 낮췄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의 메시지는 예상 외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특히 근원 물가 상승률이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2% 목표를 향한 조건들이 맞춰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7월 금리 인상 여부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7월 회의는 가능성 있는(live)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금리 인하는 물가가 상당히 떨어질 때 가능하다”며 “두어 해가 걸릴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Fed 안 믿어주는 월가·시장


시장에선 ‘연내 두 번 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Fed를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나스닥지수가 이날도 0.4% 상승한 결정적 배경입니다. 나스닥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31%에 달합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금리 인상(25bp) 확률은 65%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전날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9월 회의에선 오히려 금리 동결 확률이 높습니다.

월가 시각도 엇갈리고 있으나 두 번까지는 올리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습니다. 지나친 금융 시장 완화를 경계하는 Fed가 엄포를 놓은 것이란 분석입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매파적인 점도표는 금융 완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며 “결과적으로 Fed는 (점도표에서 예고한 만큼)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새글림빈 아메리프라이즈 전략가는 “파월 연설은 시장의 기존 전망과 일치했다”며 “연착륙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렉 매브라이드 뱅크레이트 수석애널리스트는 “Fed가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쳐 금리를 급속히 올린 뒤 동결했으나 이르면 7월부터 금리 인상 재개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CPI 이어 도매물가도 큰 폭 둔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큰 폭으로 둔화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PPI는 전달 대비 0.3% 떨어졌습니다. 시장 예상치(-0.1%)보다 더 하락했습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1.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4월 상승률 2.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입니다. 2020년 1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도매물가 둔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에너지 가격이었습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달 대비 13.8%나 떨어졌습니다.

전날 발표됐던 5월 CPI 역시 작년 같은 달보다 4.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2년 2개월 만의 최저 상승 폭이었습니다.

PPI의 큰 폭 둔화는 수 개월 안에 CPI의 추가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거물' 켄 그리핀 "채권·중국 긍정적"


억만장자 투자자인 켄 그리핀 시타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은 내년에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올해 하반기부터 신용 시장(채권)이 새로운 기회의 원천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핀 CEO는 “임금 인상률 때문에 물가는 Fed 목표치인 2%가 아니라 3%대 초반에서 고착될 가능성이 높다”며 “Fed는 연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린 다음 장기간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리핀 CEO는 “중국 당국은 올해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며 “향후 성장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핀 CEO가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작년에만 38%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냈습니다. 그가 1990년 직접 설립했으며, 현재 운용 규모는 590억달러에 달합니다.

메타와 넷플릭스에 대한 엇갈린 전망


대표적인 빅테크 종목들인 메타 플랫폼스(META)와 넷플릭스(NFLX)에 대해 엇갈린 월가 분석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토머스 챔피언 파이퍼 샌들러 애널리스트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릴스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전략이 효과를 낼 것”이라며 “사용자 체류 등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투자의견 매수를 재확인했고 목표가를 종전 270달러에서 31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챔피언 애널리스트는 “광고 추적 모델을 지켜본 뒤 하반기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이라며 “지난 2년간의 하락기를 끝내고 시장 점유율이 다시 증가세로 반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바클레이즈는 넷플릭스 투자에 대한 중립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목표가를 종전 250달러에서 375달러로 올렸으나 여전히 현재 주가보다 낮습니다.

캐넌 벤카테쉬와 애널리스트는 “시청자들의 큰 흐름이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현재 주가는 너무 오른 상태”라며 “공유계정 단속 및 광고 호조 등도 지나칠 정도로 가격에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파티 관련주 강력 추천한 레이몬드 제임스


투자은행 레이몬드 제임스는 파티 관련주인 데이브&버스터스(PLAY)에 대해 ‘강력 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목표가를 종전 55달러에서 60달러로 올렸습니다.

브라이언 바카로 애널리스트는 “비용 절감과 마진 개선, 성장 전략 등이 힘입어 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주가가 30% 이상 뛸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작년 5억2700만달러에 달했던 에빗다(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3년 내 1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카로 애널리스트는 “임의소비재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데이브&버스터스 측이 가격을 조정해 대응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날 크리스 모리스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의 날’ 행사를 열어 “경쟁사들이 비해 주가가 너무 낮게 거래되고 있다”며 “향후 재무 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우리 주가가 두 배 이상 뛰는 게 맞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