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쿠르드 원유 수출 재개 소식에 WTI 2% '뚝'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락했다. 이라크가 쿠르드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선물은 전날보다 1.69달러(2.05%) 떨어진 81.09달러에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날 대비 1.44달러(1.67%) 하락한 84.85달러에 매매됐다.

원유 가격 하락에는 미국 달러 강세의 영향이 컸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4% 오른 101.79로 집계됐다. 프라이스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달러가 조금 더 강세를 보이고 있어 유가에 약간의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4월 뉴욕 제조업 지수가가 전달 -24.6에서 10.8로 상승하고, 4월 미국 단독주택 건설업체 신뢰도가 4개월 연속 개선됐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쿠르드 원유 수출 재개 소식에 WTI 2% '뚝' [오늘의 유가]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페드워치(Fedwatch)는 Fed가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 올릴 가능성을 전날 78%에서 이날 86.1%로 상향조정했다. 동결 가능성은 27.8%에서 22.0%로 줄었다.

이날 원유 시장에서는 이라크가 쿠르디스탄 지역 원유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로이터는 이라크 연방정부와 쿠르드지방정부(KRG) 관련자 4명을 인용해 튀르키예 세이한 항구에서 이라크 북부산 석유의 수출을 재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이라크의 쿠르드 원유 수출이 중단된지 약 한달 만에 재개 소식이 들린 것이다. 하루 45만 배럴 규모의 원유 수출이 끊기자 WTI 가격은 하루만에 5% 이상 빠졌다.
한 노동자가 지중해 연안에 있는 튀르키예 세이한 항구에서 원유 수송관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한 노동자가 지중해 연안에 있는 튀르키예 세이한 항구에서 원유 수송관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
당시 이라크는 쿠르드 자치정부의 석유 수출과 관련해 튀르키예에 국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쿠드 자치정부가 이라크 승인을 받지 않고 튀르키예에 원유를 수출했는데 이것이 이라크와 튀르키예가 1973년 맺은 송유관 합의 위반이라는 주장이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튀르키예가 중재 사건에서 이라크에 손해 배상금으로 지불하라는 명령을 받은 15억달러와 관련해 이라크와 대면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18일(한국시간) 오전 11시에 발표되는 중국 올해 1분기 GDP와 산업생산량 통계치도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 원유 수요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산업계가 리오프닝으로 얼마나 회복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기 때문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