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미국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든 혐의로 미국 검찰에 적발된 중국 보안 요원들. 사진=WSJ
가짜 미국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든 혐의로 미국 검찰에 적발된 중국 보안 요원들. 사진=WSJ
미국에 가짜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어 미국 정책을 비방하거나 반(反) 중국 인사들을 감시해온 중국 보안 요원들이 미국 검찰에 적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브루클린지방검찰청은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수천개의 가짜 소셜 미디어 계정을 생성해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로 34명의 중국 공안 요원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 밖으로 도주한 것으로 미국 검찰은 추정했다. 이 가운데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비밀 경찰서'를 세워 중국 민주화 인사들을 감시해온 2명은 체포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912 특별 프로젝트 워킹그룹'으로 명명된 중국 공안 요원들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인 이름으로 소셜 미디어 계정을 팠다. 예를 들어 뉴욕에 사는 수잔 밀러라는 여성이나 줄리 토레스라는 이름으로 위스콘신주 거주하는 여성의 소셜 미디어는 모두 이들이 개설한 가짜 계정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빌 지아오라는 남성도 실제론 중국 공안 요원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다.

이들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중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이용하려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주장이 확산될 때엔 미국 내 실험실이 코로나19의 기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는 얘기다.

이들은 또 중국 남중국해 문제와 미국 내 인종차별에 대해서도 각종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러시아 정부의 일방적인 홍보 메시지를 확산시켰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파리의 물가가 상승했다는 거짓 정보도 유포했다. 다만 중국 보안 요원들이 만든 계정을 팔로우한 인원 수는 수십명에 그쳤다고 미국 검찰은 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중국 정부를 위해 미국 내에서 일하는 인사에 대한 여러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미국에서 중국 정부를 비판해온 인사를 괴롭힌 혐의로 중국 보안 요원 5명이 기소됐다.

이날 주미 중국대사관은 언론 보도에 아무런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과거에도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과 유사한 혐의를 부인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