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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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의 계열사인 시타델증권이 중국 본토 사업 확장에 나섰다. 반면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중국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미·중 갈등 고조 등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사들의 중국 시장 접근법도 차별화하고 있다.

23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시타델증권은 중국 사업을 키우기 위해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금융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펑자오 시타델증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적어도 2년 동안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중국 본토 사업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타델증권은 글로벌 헤지펀드 시타델의 계열사다. 작년 말 운용자산(AUM)은 623억달러로 세계 헤지펀드 중 5위다. 펑 CEO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2006년 시타델에 합류했으며 2017년 시타델증권 CEO에 선임됐다.

시타델증권은 현재 홍콩(100여명), 시드니(60여명), 싱가포르(50여명)에 아시아 지사를 두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아시아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중국에는 2019년 상하이에 10여명 규모 사무소를 열었으며 올해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시타델증권과 반대로 뱅가드는 최근 중국 정부에 상하이법인을 폐업한다고 통보했다. 또 앤트그룹과 함께 설립했던 투자자문회사 방니터우에서도 발을 빼기로 했다. 뱅가드의 합자사 지분율은 49%다. 뱅가드는 중국 금융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뱅가드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특화한 자산운용사다. AUM은 8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1위 블랙록, 3위 피델리티 등이 중국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뱅가드가 이탈하는 것은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에는 미국 모건스탠리와 JP모간이 100% 자산운용사 설립 또는 기존 합자사의 파트너 지분 인수 허가를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았다. 작년 12월에도 매뉴라이프가 독자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다.

중국은 2020년 금융회사의 외국인 지분율 제한(49%)을 철폐했다. 이후 블랙록을 시작으로 피델리티, 아문디 등 세계 최대 운용사들이 중국 펀드 시장에 진출했다. 증권업에서도 모건스탠리, JP모간, 노무라, 골드만삭스 등이 독자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