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글로벌마켓나우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급반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러 주체들의 공조로 은행 시스템 위기를 효과적으로 차단해가는 모습입니다.

미 실리콘밸리은행·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스위스 2대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에까지 위기가 전이됐으나 금융당국이 빠른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날 아침엔 캘리포니아 지역은행인 미 퍼스트 리퍼블릭은행(FRC)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대형 은행들이 공조해 대응했습니다. JP모간 등 11개 은행은 총 300억달러를 퍼스트 리퍼블릭은행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보다 1.76% 오른 3,960.28, 나스닥지수는 2.48% 뛴 11,717.28, 다우지수는 1.17% 상승한 32,246.55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또 다른 실리콘밸리은행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퍼스트 리퍼블릭은행 주가는 개장 직후 36%가량 급락했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행은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매각 등을 검토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금 인출 요구가 지속하면서 위기설이 확산했습니다.

이 은행 구제에 나선 건 시중은행들입니다.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은행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뉴욕증시 마감 직전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11개 은행들이 힘을 모아 총 3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행 주가는 이날 10%가량 상승 마감했으나, 시간외 거래에선 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덕성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행의 임원들이 유동성 위기에 몰려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보유주를 팔아치운 겁니다. 총 1180만달러에 달한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집계입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주에 기준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은 80%를 넘고 있다. 페드워치 제공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주에 기준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은 80%를 넘고 있다. 페드워치 제공
서구의 은행 위기가 지속하자 러시아 크렘린궁은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이 불법적인 제재를 받으면서 서구 은행 위기에서 벗어났다”며 “우리는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은 셈”이라고 했습니다.

은행 위기는 끝났을까요?

은행 부문을 오래 분석해온 딕 보브 오디언캐피탈 애널리스트는 “퍼스트 리퍼블릭은행은 이제 충분한 유동성을 갖게 됐다”며 “이번 은행 위기는 끝났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Fed는 위기를 막을 돈이 없지만 시중은행들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의 부도 확률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프리미엄은 16일(현지시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CNBC 제공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의 부도 확률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프리미엄은 16일(현지시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CNBC 제공
아이린 턴켈 BCA리서치 수석전략가는 “또 다른 은행 위기는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한 뒤 “다만 거시 경제가 악화하면서 은행 실적은 둔화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는 “금융 긴축과 대출 축소, 연체율 상승, 예금보험료 상승, 더 센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은행 이익률이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은행주가 단기 반등하면 매도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입니다.

마이클 퍼롤리 JP모간 애널리스트는 “중소 은행들이 대출을 더 축소하면서 미국 성장률을 1~2년 내 0.5~1%포인트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 긴축이 올 하반기를 침체로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때문에 Fed는 다음주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만 올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징주로는 대표적인 물류업체인 페덱스(FDX)를 꼽을 수 있습니다. 경기 동향의 바로미터로 삼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물류업체인 페덱스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해왔다. 페덱스가 비용 절감을 강조해온 배경이다. 블룸버그 제공
미국의 대표적인 물류업체인 페덱스 영업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해왔다. 페덱스가 비용 절감을 강조해온 배경이다. 블룸버그 제공
페덱스는 뉴욕증시 마감 직후 내놓은 직전분기(3회계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보다 좋은 순이익을 공개했습니다.

조정치(일회성 이익 또는 손실 제외)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3.41달러로, 시장 예상(2.73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작년 동기의 4.59달러보다는 적었습니다.

매출은 221억7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평균(227억4000만달러)을 밑돌았습니다.

페덱스는 올해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내놨습니다. 올해 전체의 EPS가 14.6~15.2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직전 가이던스(13~14달러)를 상향 조정한 겁니다. 시장 예상(13.6달러)도 웃돌았습니다.

페덱스는 “2025회계연도까지 종전 예상보다 많은 40억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페덱스는 올 들어 배송료 평균 6.9% 인상, 간부진 10% 감원, 고비용 구조인 항공기 감축 등 비용 절감 조치를 잇따라 내놨습니다.

또 다른 특징주로는 스냅(SNAP), 알파벳(GOOGL), 메타 플랫폼(META)을 들 수 있습니다.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입니다.

미 재무부가 스냅 등의 가장 센 경쟁사로 꼽히는 틱톡에 대해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지분 중 20%를 중국 창업자들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업을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겁니다. 미국인 개인정보를 중국 정부가 악용할 소지가 있다는 논리입니다.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는 16일(현지시간) 또 상승했다.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는 16일(현지시간) 또 상승했다.
이날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의 주요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다음 위기는 FRC…힘 모은 11곳 ② 페덱스 급등 ③ 50bp 올린 ECB, 다음은? ④ 안 풀리는 고용 ⑤ 버핏의 OXY 사랑 ⑥ 스냅·메타 왜 신났나 등입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