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최근 환율 쏠림 가능성 커…시장 개입효과 제한적"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이 '쏠림 현상'에 기인할 가능성이 크지만, 독자적인 외환시장 개입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의 윤성훈 선임연구위원과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16일 발표한 '환율의 쏠림 가능성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자기회귀모형'을 토대로 2001년 이후 올해 8월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저평가 혹은 고평가된 시기가 있었는지를 분석해 환율의 쏠림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 기간 월별 원/달러 환율 추이에서 환율 실제값과 추정값의 차이(잔차)가 표준편차 범위를 벗어났을 때 쏠림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분석 결과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2014∼2015년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2017∼2018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한 것이 쏠림 현상의 영향이었을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분석 기법을 최근 8월까지 월별 원/달러 환율 추이에 적용한 결과 최근 환율 수준도 쏠림 현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작년 말 달러당 1,185.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8월 말 기준 달러당 1,347.5원까지 급등했다.

다만, 원화 외에 엔화나 유로화도 달러화에 대비해 이 같은 쏠림 가능성이 유사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은 쏠림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이전 시기보다 환율이 회복력도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나 외환시장의 개입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실질실효환율의 쏠림 가능성이 작고 주요국 통화가치 모두 쏠림 가능성이 커 독자적인 외환시장 개입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환시장 개입은 최소한에 그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환율의 쏠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향후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