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 부르짖던 UBS "주식, 중립으로 하향"
UBS가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다. UBS는 월가에서 가장 증시를 좋게 보던 곳으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5100으로 제시했었다.

UBS는 7일(현지 시각) '주식에 대한 시각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함'(Downgrading equities to neutral)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증시 결과에 대한 확률 분포의 범위를 넓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 △향후 제재 범위 △군사적 결과 △비 나토 회원국의 국방 정책 △중국의 자세 △원자재 가격 △글로벌 성장 △인플레이션 △중앙은행 정책 등 수많은 변수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세장 부르짖던 UBS "주식, 중립으로 하향"
UBS는 "개별 시장에 대한 확신이 감소하고 잠재적 결과의 범위도 위쪽과 아래쪽 모두 더 넓어졌다"며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증시가 오늘보다 더 높게 올해를 마감하는 것으로 남아 있지만, 명확하지 않은 위험-수익 프로파일은 주식에 대한 전술적 입장을 최선호 자산에서 중립으로 전환한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UBS는 "글로벌 에너지 주식과 미국 달러를 가장 선호하며 이 두 가지는 모두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헤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BS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 위기(역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이라 할지라도)는 시장에 오래 지속되는 흔적을 거의 남기지 않으며, 이는 주식에 대한 장기 노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라고 밝히면서도 "시장이 불안정하고 결과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배분을 재검토하고 주식 보유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UBS는 원자재 가격을 중심으로 증시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① 기본 시나리오

여름까지 휴전이 이뤄지고 나토와 러시아 간의 갈등 수위도 낮아지는 시나리오다. 원자재 가격, 특히 에너지는 단기 상승 상태를 유지하지만 2022년 하반기까지 하락한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에너지 흐름을 즉각 중단시키기보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서 러시아를 점진적으로 제거하는 방향으로 취해진다. 이 경우 브렌트유 가격은 6월 배럴당 125달러, 9월 115달러, 12월 105달러에 달한다.

이런 원자재 가격은 기업 이익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여전히 올해 전반적으로 긍정적 이익 성장이 이어질 것이다. 상황은 연말까지 안정되어 2023년 이익 성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원래 예상보다도 정점이 늦춰지더라도 꾸준히 하락할 것이다. 중앙은행은 점진적 금리 인상을 진행할 것이다. UBS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은 눈에 잘 띄지만, 선진국의 소비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가치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 하락 및 대체로 안정적인 기업 이익 기대로 인해 S&P500 지수는 2022년 말까지 현재 수준보다 약 10% 높은 4800까지 오를 것이다.

② 하락 시나리오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장기간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시나리오다.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공급 중단이 초래되거나 서방이 제재를 통해 러시아의 수출을 차단한다.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으며, 유럽에서는 천연가스에 대해 배급제가 실시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2023년까지 유럽의 경제 성장과 기업 수익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미국의 성장 및 수익에도 유럽보다는 적더라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이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높인다.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되면 임금-물가 악순환의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이미 성장 전망 약화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

기업 이익 기대 하향 및 여전히 높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글로벌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 시나리오에 대한 S&P500 목표는 현재보다 약 15% 낮은 3700이다.

나토군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등 군사적 위기가 더 고조될 경우 하방 위험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

③ 상승 시나리오

원자재 시장에 대한 혼란은 단기적으로 끝나고 시장 불확실성은 빠르게 감소하는 시나리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몇 주 이내에 휴전이 합의되는 경우다. 원자재 공급 혼란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끝나면, 글로벌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영향은 제한되고 시장 위험 프리미엄은 감소할 것이다.

오미크론 관련 제한 해제로 인해 서비스 소비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성장은 견실하게 이뤄질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올해 내내 감소하면서 S&P500은 현 수준보다 약 17% 높은 5100에서 한 해를 마감할 수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