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의 주가가 떨어질수록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머스크가 지분을 매각할지를 묻는 트윗을 한 뒤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미 상당한 절세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23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스톡옵션 215만2681주를 행사했고 93만4091주를 팔아 10억5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를 현금화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머스크가 행사한 스톡옵션은 850만 주가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까지 스톡옵션 행사에 따라 머스크가 미 연방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이 35억달러가 됐다고 보도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주당 6.24달러)과 행사 당시 주가의 차액 중 39.35%가 세금이다. 행사가격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수록 세금이 줄어들게 된다. WSJ는 테슬라의 사상 최고가(4일 종가 1229.91달러)를 기준으로 머스크가 내야 했을 세금에 비해 실제 세금은 4억8000만달러(약 5695억원) 줄었다고 계산했다.

또 스톡옵션 행사로 머스크가 얻는 이익이 100만달러 줄어들면 세금 부담 역시 37만달러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나스닥시장에서 1109.03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 대비 9.8% 하락했다.

WSJ는 테슬라 주가 하락이 머스크에게 장기적으로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내야 하는 세금을 줄일수록 머스크는 더 많은 주식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주식을 팔아 세금 납부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한 다음 팔 경우 양도소득세율은 23.8%다. 스톡옵션 행사 시 적용되는 세율보다 15%포인트 이상 낮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