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100일 넘도록 신규 게임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성년자 게임 시간을 1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의 신규 게임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중단이 지난 29일로 100일에 이르렀다. 이는 2018년 9개월간 중단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으며, 당국은 아무런 공식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SCMP는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나서면서 신규 게임 허가가 중단됐다고 말한다"며 "일각에서는 이달 초 국경절 연휴 이후 게임 허가가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중국 게임업계에선 허가가 재개돼도 허가를 받는 게임의 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석 달 넘게 허가가 중단되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일부 게임회사들은 회사 면허를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다른 업체에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신문출판서는 올 상반기에는 작년 같은 기간(575건)보다 많은 592건의 판호를 내줬으나, 이는 2019년 상반기의 850건에는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지난 6월과 7월에는 각각 86개와 87개의 게임을 승인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경제참고보는 지난 8월 '정신적 아편'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쓰며 텐센트 등 게임 관련 기업들을 비난하는 기사를 실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당국은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주말과 휴일에 한정해 주당 3시간으로 제한했다. 지난달 중국 게임회사 213곳은 정치적으로 해롭거나 역사적 허무주의로 여겨지는 콘텐츠 등을 자발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서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 강화 여파는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벤처캐피털 세콰이어캐피털은 보유 중인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메이퇀뎬핑의 주식을 올해 들어서만 300억홍콩달러(약 4조5000억원)어치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콰이어의 지분율은 2019년 12.05%에서 지난 9월말 기준 5.29%로 내려갔다.

또 짧은 동영상 앱에서 중국 2위인 콰이서우의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쑤화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공동창업자 청이샤오에게 물려주고 장기 발전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전자상거래업체 핀둬둬의 황정, 짧은 동영상 앱 1위 바이트댄스의 장이밍,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의 류창둥 등의 빅테크 창업자가 일선에서 물러났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