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손성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가 8일(현지시간)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을 말한다.

손 교수는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지난달 임금이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팬데믹 영향으로) 마지 못해 일하는 사람들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선 인건비가 계속 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건비는 소비자물가지수의 3분의 2를 차지하기 때문에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지난달의 고용 지표는 경기 회복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역풍을 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그는 “팬데믹 시대에 가장 취약한 업종인 레저 및 접객업에선 단 7만4000개의 일자리만 늘어났다”며 “9월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학교 등 교육시설의 인력 추가도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말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일자리가 서서히 늘어날 것이란 게 손 교수의 예상이다. 그는 “유통업체들이 연말 매출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선 직원 고용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지난달 초 이후 델타 변이 확산세가 누그러진 점도 희망적”이라고 진단했다.

손 교수는 “취약한 고용 지표 때문에 (11월 테이퍼링을 예고한) 미 중앙은행(Fed)이 난관에 봉착했다”며 “(고용 지표 둔화와 같은) 모래 폭풍이 잠잠해지면 긴축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는 사실상 긴축에 나설 수 있는 실질적인 진보는 이룬 상태”라고 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9월의 비농업 일자리 수가 19만4000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전달의 증가폭(36만6000개)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민간 부문에서는 일자리가 31만7000개 증가했지만 정부의 공공 부문 일자리는 12만3000개 감소했다.

9월 실업률은 4.8%로, 전달의 5.2%보다 낮춰졌다. 다만 직장 복귀 의사가 없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실업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외신들의 지적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