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 배터리, 2차전지 산업서 주도적 지위 여전할 것"
2차전지 시장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지위는 절대적이다. 단위당 에너지저장 용량이 크고 성능도 뛰어나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양극재에 따라 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삼원계(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혼합한 형태) 배터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삼원계에서는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배터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리튬 이온 배터리와 하이니켈 삼원계 위주의 시장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는 생각을 안겨준 두 가지 이슈가 있었다. 하나는 세계 배터리 1위 기업 CATL이 소듐(Sodium) 이온 배터리를 상업화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테슬라가 리튬인산철(LFP)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CATL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소듐 이온 배터리로 대체하고, 테슬라가 하이니켈 삼원계를 리튬인산철로 바꿀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내면을 살펴보면 리튬 이온 배터리와 하이니켈 삼원계의 주도적 지위는 계속될 것임을 알 수 있다.

CATL과 테슬라의 결정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수급 문제에서 비롯됐다. 리튬 이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주요 소재들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CATL은 리튬 이온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3년 소듐 이온 배터리를 상업화할 계획이다. 소듐 이온 배터리는 값이 비싼 리튬을 대신해 비슷한 성질을 가진 소듐을 사용한다. 고속충전이 가능하고 저온에서의 성능이 좋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온도가 낮은 지역에서 운송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양산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테슬라는 자사 배터리 재료의 3분의 2를 리튬인산철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하이니켈 삼원계의 비중을 3분의 1로 줄이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언급한 내용의 행간을 따져보면 ESS 시장에 한해 리튬인산철을 확대한다는 의미로 판단된다. 차량용 배터리는 여전히 하이니켈 삼원계가 주류임이 확인됐다.

CATL의 소듐 이온 배터리 상업화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테슬라의 리튬인산철 확대도 ESS 시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는 긍정적 선택이지만, 하이니켈 삼원계 중심의 전기차 배터리 전략이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