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전문금융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추가 펀드를 조성한다. 저축은행에 이어 여전업계도 PF 정상화 펀드 규모를 확대하면서 2금융권의 PF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여전업계는 2000억원 안팎의 ‘여전업권 PF 정상화 지원 2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민간업계가 만든 PF 정상화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펀드는 투자 건이 발생할 때마다 자금을 내는 캐피털콜 방식으로 조성된다. 9개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출자자로 나설 예정이다.

펀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이 중단된 현장의 PF 부지 또는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사업성을 갖추도록 개선하는 재구조화에 투입된다. 현재 펀드 운용사가 PF 사업장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참여사를 확정하고 펀드를 조성한 뒤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추가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여전업계가 정상화 펀드를 추가 조성하기로 한 것은 PF 시장의 유동성과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부실 PF 사업장이나 채권을 매각하려고 해도 매수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펀드가 유동성을 불어넣으면서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되살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업계는 지난해 9월 ‘PF 정상화 지원 1호 펀드’를 조성해 PF 구조조정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9개 캐피털사(신한·하나·KB·우리금융·IBK·메리츠·BNK·NH농협·DGB캐피탈)가 총 1600억원을 출자했다. 현재까지 약 1200억원이 집행됐고 나머지 400억원도 소진될 예정이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2호 펀드 조성은 여전업권 건전성 제고와 사업장 재구조화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