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까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지에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6400여 가구가 나오고 전국적으로는 1만2000가구를 웃돈다. 지난 1분기 수도권 정비 사업지 물량(1123가구)보다 6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홈이 개편됐고 총선 이후 조합과 건설사가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며 “향후 공사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쏟아질 정비 사업지 청약이 내 집 마련의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재개발단지 쏟아진다…'옆세권' 광명·김포도 눈길

기존 인프라 그대로 활용

12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도권에선 정비 사업을 통해 총 6408가구가 공급된다.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원도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도심 정비에 따른 미래가치도 높아 수요자의 관심이 꾸준하다. 실제로 청약시장이 위축된 2022년 정비 사업지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4.2 대 1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유지했다. 일반 단지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7.6 대 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지난해에도 정비 사업지 평균 청약경쟁률은 일반 청약경쟁률(8.9 대 1)의 두 배가 넘는 21.2 대 1에 달했다. 지난해 청약률 상위 20위 안에 든 단지 중 14곳이 정비 사업지였다.

올해 정비 사업지 청약 경쟁도 치열하다. 2월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을 통해 공급된 ‘메이플 자이’는 8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5828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1순위 경쟁률만 442.3 대 1을 기록했다. 같은 달 공급된 서울 서대문구 영천구역 재개발 단지인 ‘경희궁 유보라’는 평균 경쟁률 124.4 대 1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3월에는 경기 안산시 고잔9구역을 재건축하는 ‘한화포레나 안산고잔 2차’가 평균 10.6 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분양 단지는 대부분 교통, 교육, 생활 인프라를 고루 갖춘 기존 도심지에 들어서 생활 여건이 좋은 편이다. 게다가 재개발 사업지가 많아 재건축 분양 단지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편이다. 다음달까지 분양할 예정인 수도권 정비 사업지 8곳 가운데 6곳은 일반분양 물량이 500가구를 웃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도권 정비 사업 단지 대부분이 교통, 교육, 생활 기반 시설이 갖춰진 도심지에 지어진다”며 “향후 주변 개발로 삶의 질이 향상돼 미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인접 지역 관심

2분기 수도권 정비 사업지 분양의 특징 중 하나는 서울 분양 물량이 많다는 점이다. 특히 인기 주거지인 강동구와 마포구 등에서 총 1910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이달 강동구 성내5구역에서 ‘그란츠 리버파크’가 분양될 예정이다.

마포구에선 공덕1구역을 재건축하는 ‘마포자이힐스테이트’가 청약에 나선다. 성북구 장위6구역을 재개발하는 ‘라디우스 파크 푸르지오’도 착공 승인을 완료하고 다음달 분양을 진행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분양가가 높아지는 데 따라 서울 인근 지역 분양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 분양가가 1년 새 24%나 오르며 매달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3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3.3㎡당 3801만원을 나타냈다.

이달 나오는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는 김포 원도심(북변 재개발)에 조성되는 아파트 단지다. 전체 1200가구 중 3분의 2를 넘는 831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향후 인천지하철 2호선 연장 사업이 예정된 김포골드라인 걸포북변역이 인접해 있다.

이달 분양하는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서울과 가까운 광명뉴타운(광명9R구역)에 들어선다. 총 1509가구 중 533가구(전용면적 39~59㎡)가 일반에 공급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지하철역으로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서울 아파트값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서울과 인접한 지역 대단지가 상반기 청약시장에서 관심을 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