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에 금리 인상폭은 줄였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을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남미 국가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끝내고 금리 인하에 나섰다.

3일 BOE는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어 연 5.0%인 기준금리를 연 5.25%로 인상했다. 14회 연속 인상이다. 0.5%포인트 인상한 지난 6월보다는 인상폭이 줄었다.

영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7.9%로 15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미국(3.0%) 유로존(5.5%) 수치를 크게 웃돈다. 이날 BOE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충분히, 오랫동안 제한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7개국(G7)보다 빠르게 긴축 페달을 밟은 남미 국가들은 통화 긴축을 끝내는 분위기다. 칠레 중앙은행은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째 연 11.25%이던 기준금리는 연 10.25%로 낮아졌다. 인하 폭은 시장 예상치(0.5~0.75%포인트)를 크게 웃돌았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지난 2일 연 13.75% 수준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역시 시장 관측(최소 0.25%포인트 인하)을 뛰어넘는 ‘깜짝’ 인하였다. 통화당국 관계자들은 “물가 하락 시나리오가 예상대로 전개된다면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같은 폭의 추가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물가 상승률은 6월 중앙은행 목표치(3.25%)를 밑도는 3.16%까지 떨어졌다. 칠레의 6월 물가 상승률(7.6%)도 정점이던 지난해 8월(14.1%)의 반토막 수준이다.

브라질은 2021년 3월부터 금리를 끌어올렸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당시 연 2%로 사상 최저 수준이던 금리를 단계적으로 연 13.75%까지 밀어올렸다. 칠레 중앙은행도 비슷한 기간 0% 수준이던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연 11.25%로 높였다.

노유정/장서우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