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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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1분기 매출이 여섯 분기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게임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 성장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 1~3월 텐센트는 1500억위안(약 28조6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1년 전 대비 증가율은 11%다. 2021년 3분기(13%) 이후 최대 폭이며,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집계 기준 시장 전망치(1462억9000만위안)도 웃돌았다.

순이익은 258억위안(약 4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 늘었다. 다만 전문가 추정치(310억위안)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 심화하면서 텐센트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뒷걸음질한 바 있다. 2022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5545억5000만위안이었고, 순이익도 16% 줄어든 1883억위안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당국의 규제가 한층 느슨해진 분위기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021년 7월 게임 판호(版號·서비스 허가) 발급을 무단으로 중단했다가 2022년 4월부터 재개했다. 텐센트의 경우 2021년 5월 이후 1년 반 만인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 ‘메탈 슬러그: 각성’에 대한 판호를 받았다.

골드만삭스의 로날드 컹 분석가는 “독보적인 위챗 생태계와 게임 산업에서의 리더십, 비디오‧핀테크 부문 전반에 걸친 신성장 동력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텐센트는 중국 인터넷 기업 중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텐센트를 비롯해 알리바바, 제이디닷컴, 바이두 등 중국 기술 기업들의 실적은 기업 활동과 소비 심리가 회복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업체인 바이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311억9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기업 광고 지출이 늘면서 시장 전망치(299억7000만위안)를 상회한 깜짝 실적을 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탄탄하진 않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는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로버트 리, 티파니 탐 분석가들은 “핀테크‧광고 사업 부문에서의 매출 회복과 더불어 숏폼 영상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앞으로 2개 분기 더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도 “1분기 실적 강세는 계절적 성격이 크며, 단기적으로 그칠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거시 경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게임 시장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라며 “인공지능(AI)과 게임 부문 투자로 올해 내내 비용 압박이 가해져 이익 개선 여지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텐센트의 AI 사업에 대해선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텐센트는 위챗부터 온라인 미디어에 이르는 자사 제품군 전반에 걸쳐 AI 기능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알리바바나 바이두와 같은 경쟁사 대비 뒤처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